통증 잡고 고령 환자 걱정 줄이고…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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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운대부민병원

부산부민병원 김옥걸 로봇인공관절수술센터장이 마코 로봇을 이용해 고령 환자에게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있다. 왼쪽 작은 사진은 인공관절 수술로봇 마코. 부산부민병원 제공

#남편과 함께 배드민턴과 마라톤 등을 즐겼던 운동마니아 K 씨(72·여)에게 3년 전부터 무릎 통증이 찾아왔다. 올초부터는 혼자서는 제대로 걷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앉았다 일어날 때 특히 힘들고, 통증 때문에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겁이 났다. 수술을 권유 받았지만 나이도 많고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오랜 기간을 망설였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오차가 적어 안전하고, 통증이 더 적다는 말을 듣고 고민 끝에 수술을 받았다. 지금은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가벼운 운동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

2019년 기준 국내 무릎 인공관절 수술 환자는 한해 7만 7579명이며, 이중 70대 이상 환자는 4만 7121명으로 전체 환자 중 60% 이상이다. 또 80대 이상 고령층 환자도 전체 수술 환자 중 11.6%를 차지한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무릎 연골이 점차 닳으면 무릎 뼈와 뼈가 부딪히면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수술이 필요한 관절염 말기로 진단받은 고령 환자의 경우 수술 과정은 물론이고 수술 후 회복에 대한 걱정 때문에 수술을 꺼리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최근 여러 병원에서 도입돼 활용되고 있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이런 걱정을 상당 부분 덜어주고 있다. 통증을 줄이고, 회복 기간도 빨라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국내 무릎 인공관절 수술 환자
60% 이상이 70대 이상 고령
마코 로봇 ‘햅틱’ 핵심기술
범위 벗어나면 작동 중단 ‘안전’
통증 감소로 회복 속도 향상
진통제 줄여 재활·복귀 앞당겨

■로봇 인공관절 수술, 통증 55% 감소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뼈를 다듬고, 인공 관절과 인공 연골로 기존의 관절 기능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하는 수술이다. 미국 기업 스트라이커사가 개발한 인공관절 수술로봇 마코는 뼈와 연부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한다. 그래서 환자 통증 감소에도 크게 영향을 준다.

수술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수술 전 환자 무릎을 CT 촬영하고 3차원 영상으로 분석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한 세밀한 분석으로 뼈를 최소한 절삭할 수 있도록 수술 계획을 세운다. 환자 무릎 관절에 맞는 인공관절의 크기와 삽입 위치, 각도 등도 수술 전에 미리 계획한다. 환자마다 무릎 뼈의 모양, 관절염 진행 정도, 손상 위치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사전 시뮬레이션으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실제 2017년 국제 골관절연구 학술지(Bone&Joint Research)의 논문에 따르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와 일반 인공관절 수술 환자의 통증 정도는 큰 차이를 보인다. 수술 후 8주까지 로봇 수술 환자의 통증이 55.4%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통증 감소는 회복 속도를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진통제 사용량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미국 정형외과 연구학회 2019년 연례회의 발표 논문에 따르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입원기간 동안 다른 인공관절 수술 환자보다 모르핀 소비량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부민병원 문규필 원장은 “고령 환자는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진통제나 마취 등 수술에 필요한 약물에 대한 부담이 클 수 있다. 마코 로봇 수술은 환자의 통증을 줄일 수 있어 진통제 사용량 감소, 빠른 재활치료로 이어진다”며 “수술에 대한 걱정을 줄일 수 있어 고령 환자에게 로봇 수술을 더욱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 수술 빠른 일상 복귀로 이어져

노화가 진행되면 근육량도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다. 근육량은 30대 후반이나 40대부터 매년 1% 이상 줄어들기 시작하며 50대 이후에는 근육 손실량이 더욱 커진다.

노년층의 경우 근육이 적어 회복에 대한 걱정도 커지기 마련이다. 관절염을 오래 앓은 뒤 수술을 받는 경우 운동량이 줄어들면서 근육이 저하된 상태가 많기 때문이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후 재활이 중요한데, 상대적으로 근육이 적으면 재활에 어려움을 느끼기 쉽다.

인공관절 수술 로봇 마코가 자랑하는 경쟁력은 ‘햅틱(Haptic)’ 이라는 핵심기술에 있다. 수술 중에 절삭이 진행될 때 계획된 가이드라인을 벗어나면 절삭 도구가 작동을 멈추도록 설계된 기능이다. 그래서 계획된 수술 범위 안에서 정확한 절삭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교한 절삭은 무릎 주변의 조직을 자극해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이러한 햅틱 기술은 환자의 통증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수술의 정확성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감소시켜 더 수월하게 재활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만큼 회복속도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2018년 영국 정형외과학회지(Bone &Joint Journal)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 그룹이 일반 수술을 받은 환자 그룹보다 누워서 다리 들어올리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11시간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술 후 일상생활 복귀까지 걸린 시간도 28시간 더 빨랐다. 또한, 수술 후 무릎을 구부릴 수 있는 최대 각도도 로봇 수술이 10.8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부민병원 김옥걸 로봇인공관절수술센터장은 “고령 환자는 근력이 더 빠르게 감소돼 여러 합병증과 낙상사고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는데, 수술 후 일상복귀가 빠르면 전반적인 건강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라며 “로봇 수술은 뼈를 절삭할 때 뼈 주변의 인대, 힘줄, 근육 등 연부조직이 손상되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되어 있고 통증감소와 재활치료에 강점이 있어 일상 복귀가 빠르다”고 말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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