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 감소, 상·하위권 증가… ‘학력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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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 관계자들이 26일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전국 중·고등학교 2020년 학업성취도 분석을 통한 코로나 학력격차 실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교육걱정 제공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수업 일수 축소와 원격수업이 병행되면서 학생간 학력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2020년 코로나 학력격차 실태’를 발표하고, 후속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교육걱정은 과 함께 ‘학교알리미’ 학교정보공시 학업성취도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1학기 국영수 평가 결과를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다. 부산을 비롯해 전국 8개 시도에서 수백개의 중·고등학교가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2020년 코로나 학력격차 실태’ 조사
수업 일수 축소·원격수업 원인 분석
“전수조사, 종합대책 조속 마련” 촉구

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3년 간 전국 중·고교 수학 학업성취도 분포(851개 중학교·408개 고등학교)’에서 중위권(B·C·D등급)이 감소하고, 상위권(A등급)·하위권(E등급) 증가 추이가 두드러졌다. 조사 대상 중학교의 75.9%, 고등학교의 66.1%에서 중위권 비율이 줄었다. 중위권이 감소한 학교수는 중학교가 438개교에서 646개교로 전년대비 47% 늘었다. 중위권이 감소한 고등학교 역시 220개교에서 270개교로 22% 증가했다. 반면 조사 대상 중학교의 66.2%에서 A등급 증가세가 커졌으며, 또한 조사 대상 중학교의 56.9%, 고등학교의 66.4%에서 전년보다 E등급이 늘었다.

이어 ‘최근 2개년도 전국 중·고교 국영수 성취도 분포(560개 중학교·413개 고등학교)’ 분석 결과 역시 모든 지역에서 전년 대비 중위권 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학교는 A·E등급이 함께 높아지는 ‘학력 양극화’ 현상이, 고등학교에서는 A등급이 감소하고 E등급이 증가하는 ‘학력 저하’가 진행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와 함께 ‘최근 2개년도 전국 중·고교 국영수 중 학업성취도 양극화 과목 비율(560개 중학교·413개 고등학교)’을 분석해 보니 중학교 45.7%, 고등학교 28.5%에서 학력 양극화가 발생했다.

사교육걱정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할 수 없게 됐고, 제한적인 등교나 원격수업을 병행하면서 학력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학교가 담당했던 교육과 돌봄의 기능히 축소되면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사교육 영향력이 학생 학력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이다.

사교육걱정은 교육격차에 대한 교육부 차원의 실증적 현황파악 노력이 전무한 점을 지적했다. 일부 시·도교육청이 학력격차를 알아보기 위해 소규모 표본 조사를 시행하긴 했지만, 대규모 표본을 토대로 한 객관적 조사는 아직까지 실시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을 틈타 사교육 업체들은 학력격차 불안 마케팅을 판매 전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사교육걱정은 “교육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교육격차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격차 해소를 위한 장단기 종합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석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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