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밀리는데…” 기장군 일대 예고된 ‘교통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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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2시 15분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송정터널. 기장군 방향으로 향하는 터널 중반에 이르자 차량이 서서히 멈춰서기 시작했다. 터널 안에서 시작된 정체는 송정어귀삼거리를 지나 기장군 일대로 이어졌다. 반대편 도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후 5시께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서 송정해수욕장 쪽으로 향하는 기장해안로 또한 차량 정체로 몸살을 앓았다.

6월, 오시리아 ‘루지’ 오픈
8월엔 롯데월드어드벤처 개장
해안로 관광·쇼핑시설 몰려
일광신도시도 벌써 체증 몸살
군-부산시 대책 마련 ‘고심’

해운대 등 주변 지역부터 기장군으로 이어지는 교통 체증은 주말마다 반복되는 풍경이다.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이케아, 롯데아울렛, 아난티힐튼 등 각종 관광·쇼핑 공간이 몰린 영향이 크다.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차량이 하루 1만 4000대까지 찾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끔 기장해안로 등 주변 도로는 ‘주차장’처럼 보일 정도다.

이러한 기장군 일대 ‘교통대란’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올해 6월과 8월 오시리아에 ‘스카이라인 루지’와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 각각 개장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2023년 아쿠아리움 등 향후 총 34개 시설이 들어서면 연간 1060만 명이 방문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하루 평균 방문객이 2만 9000명에 달한다는 이야기다.

기장군 일광신도시도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기는 마찬가지다. 아파트 등 공공주택 입주가 늘어나면서 출퇴근 시간대나 주말 교통 체증이 예전보다 심화하는 추세다.

부산시와 기장군청 등은 기장군 일대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부산시는 교통 체증을 줄이기 위한 단기 대책을 일부 지역에 적용했다. 해운대구 송정동에서 기장군 오시리아로 향하는 교차로 교통 체계를 개선했고, 올해 중 기장해안로 확장 공사도 마칠 계획이다. 부산시 공공교통정책과 김재호 주무관은 “기장해안로 확장은 중앙 화단 등을 없애 기존 왕복 4~5차로를 6~8차로 늘릴 것”이라며 “올해 8월까지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기장군청도 지난 20일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에 ‘오시리아 관광단지·일광신도시 교통 대책 협의체’ 구성을 요청했다. 기장군청은 TF팀을 꾸려 협의체에 참여할 예정이고,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에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 용역도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교통 체증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실질적인 중장기 대책은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통 개선 대책이 더욱 다양해져도 기장군 교통대란은 한동안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부산시가 추진하는 ‘반송터널’과 ‘광안대교 접속대로’ 건설 등은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돼도 최소 3~6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가 큰 대형 사업이라 국비 확보도 관건이다. 금정구 화정동과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잇는 9.2km 길이 ‘반송터널’은 예산 5838억 원, 장산로와 센텀 지하차도를 연결하는 560m 길이 ‘광안대교 접속대로’는 278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심지어 두 사업 모두 다음 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대도시권 교통 혼잡도로’에 포함돼야만 국비 50%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마저도 차량 정체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실정이다. 차량 통행 자체를 줄이려면 장산역부터 오시리아 일대 구간까지 도시철도 2호선을 시급히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기장군청은 일광신도시 우회도로, 교리삼거리 지하차도 신설 등 전반적인 교통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올 하반기 자체 용역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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