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이 다른 작품… 고성 유스호스텔 내달 첫 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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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나라’ 경남 고성의 지역 경제 회생 마중물이 될 ‘유스호스텔’이 내달 첫 삽을 뜬다. 세계적 건축가 승효상 씨의 건축 철학에 ‘컨벤션’ 기능까지 더해 보급형 숙박시설 이상의 가치를 담아낼 전망이다.

승효상의 건축철학 설계에 반영
300명 수용 컨벤션 기능도 더해
착공 일자 미뤄가며 차별화 꾀해
숙박업계 반발에 상생방안 모색

고성군은 스포츠마케팅과 컨벤션사업 활성화를 위해 준비한 유스호스텔 건설 사업이 내달 착공을 목표로 마무리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고성읍 신월리 일원에 건축될 유스호스텔은 지하 2층, 지상 9층, 연 면적 1700㎡ 규모다. 4개 동 48실로 한 번에 234명이 숙박할 수 있다. 여기에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회의장)도 들어선다. 각종 스포츠 행사는 물론 국제회의나, 대규모 학술대회도 가능한 호텔급 시설로 밑그림을 그렸다. 2022년 10월 완공, 11월 개장이 목표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동계 전지훈련 기간부터 시설을 운영할 수 있다.

실시설계는 건축가 승효상이 맡았다. ‘비움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그는 솔거미술관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베이징 장성호텔, 아부다비 문화지구 전시관, 쿠알라룸푸르 복합빌딩 등을 디자인한 세계적 건축가다. 2011년 광주비엔날레 총감독, 초대 서울시 총괄 건축가, 2018~2020년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동아대 건축학과 석좌교수로 후학 양성 중이다.

고성군은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닌 국내 최고 건축물로 차별화하려 꼬박 1년을 준비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이던 착공을 내달로 미뤘다. 총사업비도 애초 170억 원에서 24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 중 건축비는 220억 원, 20억 원은 집기 구매비다.

그런데도 지방재정 부담은 없다. 고성화이화력발전소 사업자인 고성그린파워(주)가 출연할 상생협력 기금 140억 원에 산업통상자원부의 전력산업기반기금인 발전소 주변 지역 특별지원사업비 100억 원으로 충당한다. 고성군은 유스호스텔이 개장하면 지역 내 숙박 인프라 부족을 크게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두현 고성군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스포츠 이벤트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 숙박시설이 부족하면 대회 유치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면서 “고성이 대한민국 최고 스포츠 도시로 도약하는 데 유스호스텔이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기에 컨벤션 시설을 활용해 공공기관이나 기업체의 세미나, 연수 유치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반면 지역 숙박업계 반발은 여전하다. 이들은 “값싼 유스호스텔이 들어서면 투숙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관련 예산으로 운동장 인근에 편의시설을 갖춘 합숙소나 기숙사 등을 짓고 남는 예산으로 체육시설을 확충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백 군수는 상생 방안을 찾기로 했다. 숙박이 가능한 기존 시설로 이용객을 우선 배정하고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전지훈련팀을 유스호스텔로 유인하겠다는 것이다. 백 군수는 “더 많은 선수단을 고성군에 머물게 해 숙박업소뿐 아니라 음식점, 목욕탕 등 중소상인 모두가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업계가 요구하는 사항도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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