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를 병실 리모델링·의료진 영입할 기회로”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박개성 엘리오앤컴퍼니 대표

“코로나 상황이 끝나기만 기다리며 하루하루 보내기보다 환자 불편을 고려해 미뤄왔던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의료컨설팅 분야 국내 최고 실력과 권위를 인정받는 엘리오앤컴퍼니(이하 엘리오) 박개성 대표이사는 최근 부산지역 최고 병·의원 네트워크인 ‘부산일보 닥터큐 포럼’ 특강에서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 능동적인 병원경영 전략을 주문했다.

‘부산일보 닥터큐 포럼’서 특강
병원장 1인 의존 병원 시스템 한계
전문가와 장기적 ‘협력경영’ 강조

박 대표는 “환자가 줄었다면 환자가 많았을 때 못 했던 일을 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가격이 떨어진 주변 부지를 매입해 병상을 증축하거나 병실을 리모델링하고, 역량 있는 의료진을 적극적으로 영입할 필요가 있다. 간호사 이탈을 예방하기 위해 업무량을 기초로 한 급여체계를 새로 짜는 등 시스템을 고치고 구매방식을 혁신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코로나란 공만 쫓아다니는 동네축구식 병원이 아닌 각자 할 일을 더욱 잘 준비하는 ‘프로축구급 병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병원장 1인에게 의존하는 병원경영 시스템의 한계도 지적했다. 박 대표는 “병원장의 강력한 추진력과 학습 의지가 병원 성장의 핵심동력이 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면 이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한다. 규모는 커졌는데 기존 스타일을 고집하면 에너지는 고갈되고 스트레스는 쌓인다”면서 “하루아침에 스타일을 바꾸는 건 어려울 수 있다. 그럴 땐 자신을 보완할 행정책임자나 간호부장 등 중견 리더를 찾을 것”을 권했다. 박 대표는 이런 중견 리더를 ‘윙맨(Wingman)’이라 칭하며 “미국의 주요 대학병원에선 비의사 출신 경영자가 절반을 넘은 지 오래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IMF 외환위기 직후 기획예산처 공직자로 정부개혁을 추진하다 2000년 의료·공공부문에 특화한 컨설팅업체 엘리오를 설립했다. 특히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의 71%와 국립대학병원 83% 등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수행하며 의료컨설팅 분야에선 국내 1위의 실적을 자랑한다.

‘의료컨설팅의 개척자’로 불리는 박 대표가 생각하는 컨설팅의 요체는 뭘까?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그는 단언했다. 그러기 위해 ‘장기적 파트너십’을 필요조건으로 내세웠다. 박 대표는 “컨설팅을 받은 병원이 독자적으로 실행하기보다 병원 직원이 컨설턴트와 함께 작업하면서 노하우를 공유하고, 상황 변화에 따라 전략을 보완해야 실행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며 성과를 신속히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엘리오는 장기 계약을 통한 ‘협력경영’을 도입했다. 병원과 3~5년의 계약을 맺고 전략, 브랜드, 병원건축, 심사평가, 교육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병원 담당자들과 함께 실행한다. 이를 통해 엘리오는 위기에 처한 여러 병원을 회생시켰고, 현재 전국 10여 개 병원과 협력경영을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단발적인 컨설팅에 그칠 게 아니라 계획과 실행을 함께하는 장기적인 협력이 컨설팅 성공률을 더욱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사진=정종회 기자 jjh@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