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 “자사 홍보물 절도 하이트진로 법적 대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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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업주 허락으로 교체”

무학이 자사 홍보물이 절도 당했다며 제시한 CCTV 화면. 무학 제공

주류업계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끼리 ‘홍보물 절도’ 논란을 벌이는 등 영업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무학은 경남 사천시에 설치돼 있던 자사의 홍보물(배너기)을 하이트진로 소속으로 보이는 인물들이 수거하는 CCTV 영상을 확보했다며 향후 경찰 고발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22일 밝혔다.

무학 측은 경남 사천시 일대 다수의 가게에 설치돼 있던 자사 홍보물이 일시에 사라진 사실을 발견하고 자체 조사에 나선 결과, 한 가게 CCTV에서 하이트진로 차량을 탄 인물들이 홍보물을 수거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확보했다.

해당 영상에는 실제 지난 8일 정오께 하이트진로 제품 그림이 붙은 차량이 사천시 한 가게 앞 주차장으로 진입한 뒤 3명의 남성이 차량에서 내려 무학 홍보물을 수거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들은 그 자리에 하이트진로 홍보물을 설치하고 결과를 기록한 뒤 현장을 떠났다.

무학 측은 홍보물 분실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업주의 동의 하에 CCTV를 확인해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무학 측에 따르면 해당 업주는 홍보물이 사라진 사실을 몰랐으며, 수거하라고 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무학은 이 업소 뿐만 아니라 이날 인근 지역 업소 3곳에서 4개 홍보물이 분실된 것을 확인했다.

무학은 이 같은 행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각 지역 상권에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학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소주업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대기업이 차량까지 동원해 홍보물을 수거한 일은 업무방해와 절도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해를 입는 장면이 담긴 CCTV 등을 자료로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이트진로 측은 이번 행위를 절도로 규정한 무학 측 입장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가게 업주로부터 사전 허락을 받아 해당 홍보물을 하이트진로 홍보물로 교체한 것이라는 입장도 내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과거부터 소주업계에서는 영업 현장에서 과도한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업주 허락 하에 교체한 것일뿐”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주류업계 경쟁사끼리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하면서 한동안 갈등이 이어질 수도 있어 보인다. 특히 하이트진로 측도 수년 전 홍보물 훼손으로 무학을 고소했다 합의 후 취하하는 등 갈등을 빚은 적도 있다.

김영한·황상욱 기자 k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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