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불편한 관계 털자” 권영진, 남부권 메가시티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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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이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가덕신공항 추진 과정에서 부울경과 줄곧 대립각을 세웠던 권영진 대구시장이 부산을 찾아 부산과 대구의 통합과 상생을 강조했다. 권 시장은 이를 위해 포럼 창설을 제안하고, 박형준 부산시장과 하태경 부산미래혁신위원장이 이에 화답하면서 부산과 대구의 정·재계를 아우르는 가칭 ‘낙동강 포럼’ 추진이 급물살을 탄다.

부산시장 인수위원회 격인 부산미래혁신위 초청으로 22일 부산시청을 방문한 권 시장은 미래혁신위 위원들 앞에서 특강을 했다. ‘부산·대구, 상생과 협력으로 새로운 미래를 열자’를 주제로 열린 이 특강에서 권 시장은 “부울경 메가시티를 넘어 영남권 메가시티를 구축하고, 궁극적으로는 호남까지 아우르는 남부권 경제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며 “부산은 ‘지방도시들의 맏형’이니 그 리더가 되는 꿈을 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공항 대립각 세웠던 대구시장
미래혁신위 초청으로 부산 특강
부울경 넘어선 영남권 상생 강조
미래혁신위도 “이젠 미래로” 화답
정·재계 포함 ‘낙동강 포럼’ 급물살

고려대 선배인 박 시장과의 오랜 인연으로 흔쾌히 초청에 응했다고 소개한 권 시장은 대구와 부산의 지역경제 성장 둔화와 청년 유출 현상부터 짚었다. 2019년 기준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을 전국 비중으로 따져보면, 부산이 4.8%, 대구가 2.9%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2010년 이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부산이 2.64%, 대구가 2.81%다. 전국 평균인 3.29%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표다. 그 결과 부산에서는 연간 1만 1000여 명, 대구에서는 7800여 명의 20~30대 청년이 빠져나간다. 권 시장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구시 자체적으로 ‘5+1 미래신산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국비를 따내지 못하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에 제각각 몸부림을 치는 지역 도시들을 상생의 네트워크로 엮어 보자는 제안을 내놨다. 권 시장은 “그 첫걸음으로 경제는 물론 문화, 관광 등 전반을 다루는 부산·대구 경제포럼 또는 상생포럼을 만들자고 박 시장과 하 위원장께 제안했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가덕신공항 추진 과정에 대해 “부울경 메가시티가 가덕신공항을 위한 수단이 되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아쉬움을 표현했지만, 미래에는 ‘대승적 통합’이 더 중요하는 점을 강조했다. 권 시장은 “가덕신공항 문제로 불편함이 있었는데, 대구 시민 입장에서 보면 가덕도까지 가는 건 인천공항으로 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항 하나로 서로 불편한 그런 어리석은 시대는 끝내야 한다”며 “부울경과 대구·경북으로 갈라치는 지역주의 분열구조를 벗어나 상생·협력의 길로 나가자”고 말했다.

이 같은 권 시장의 제안에 미래혁신위는 이날 ‘낙동강 포럼’을 만들어 산업과 인재 혁신, 물, 공항 문제 등을 논의하자고 화답했다. 상설로 운영될 이 포럼에는 두 도시의 정·재계 인사가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권 시장께서는 혁신과 미래라는 의제를 시정에 담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다”며 “남부권 전체가 큰 틀에서 협력하고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박세익·안준영 기자 r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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