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지구 돌아 식탁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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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과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22일 부산 서면에서 제로 웨이스트 담배꽁초 디자인 조형물을 공개하고 있다. 이들 환경단체는 플라스틱과 담배꽁초 10% 저감을 목표로 ‘50일 줍깅 챌린지’, ‘제로 웨이스트 부산 챌린지’ 등을 전개한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

“바다와 지구를 살리려면, 담배꽁초부터 버리지 마세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부산에서 지구를 살리자는 취지로 담배꽁초 10% 줄이기 운동이 시작했다. 담배꽁초는 작고 흔한 쓰레기지만, 해양 생태계와 지구 환경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10%만 줄어도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 분해돼 생태계 파괴
해양쓰레기 중 15% 넘게 차지
지구의 날 맞아 10% 줄이기 운동

생명그물, 자원순환센터, 부산하천살리시민운동본부 등은 22일 오전 10시 부산진구 서면에서 ‘제로 웨이스트 부산 챌린지’ 선언식을 열고 플라스틱 쓰레기와 담배꽁초 10% 줄이기 범시민운동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서면과 해운대해수욕장 등에서 50일간 담배꽁초 줍기 챌린지가 진행되며, 연말까지 각종 캠페인과 담배꽁초 투기 모니터링이 진행된다.

특히 담배꽁초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 오염의 주범이다. 부산에서만 연간 길바닥 등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는 30억 3600만 개비 정도로 추산된다. 또 2018년 해양보존센터 등의 조사에서도 32곳의 해변과 해저에서 수거한 쓰레기 중 담배꽁초가 2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해양쓰레기의 67%가 육상으로부터 유입된 것을 고려하면, 전체 해양쓰레기의 15% 이상이 담배꽁초인 셈이다. 해변이 아니더라도 도심에서 버려진 담배꽁초는 하수관거 등으로 유입돼, 분해되면서 바다로 흘러간다. 작은 담배꽁초지만 바다에 흘러가 쌓이는 양은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생명그물 이준경 대표는 “담배꽁초 필터는 ‘셀룰로스 아세테이트’ 같은 플라스틱 물질로 이뤄져 있는데, 강과 바다로 흘러가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며 “미세 플라스틱은 생태계를 파괴한 뒤 조개류와 어류의 몸 속에 들어가 다시 우리 식탁에 올라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생명그물 등은 담배꽁초 투기 모니터링 활동 결과를 향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개하며, ‘담배꽁초 투기 지도’도 제작할 계획이다. 모니터링 요원은 쪽방센터 협조를 통해 소외계층을 투입해, 공공일자리 형태로 운영된다.

한편 부산시는 지구의 날을 맞아 22일부터 28일까지를 ‘제13회 기후변화주간’으로 정하고 환경 관련 행사를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김백상 기자 k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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