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 4차 대유행… 힘들지만 기본으로 돌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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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석 부산광역시의사회 총무이사

1년 넘게 끌어온 코로나19와의 투쟁으로 너 나 할 것 없이 몸과 마음이 지친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또한 경제적 타격으로 생존의 위협을 받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음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얼마 전부터 국민들의 경각심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는데 그 후유증이 이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부산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치가 3차 대유행 시작 당시를 상회하고 있다. 특히 부산은 유흥업소를 매개로 한 N차 감염이 16개 구·군 모두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하면서 감염 경로 불명인 환자가 30%에 육박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에서는 핀셋 방역이라는 미명 하에 현 상황에 맞지 않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고수하고 있다.

의료인의 한사람으로서 현 상황을 판단해보면 이미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된 것 같다. 어쩌면 다시 한 번 방역의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할 때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주변을 둘러보면 대부분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지만, 일부는 KF94가 아닌 일반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분들도 있고, 코를 내놓고 마스크를 쓰거나 소위 마스크를 턱에 걸친, ‘턱스크’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띈다. 또한 행락철이 되면서 두세 명씩 팔짱을 끼고 다니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자주 볼 수 있다.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새어나가지 않는 것이 아니다. 가까운 사이라도 적절한 거리두기는 꼭 필요하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열이 나지 않으면 코로나19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코로나의 증상은 일반 감기 증상과 너무나 유사하다. 모든 감기가 열이 나는 게 아니듯이 코로나19 환자도 초기에는 열이 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즉 증상만으로 감기와 코로나19를 감별할 수 없다.

따라서 지금은 가벼운 감기 증상이라도 코로나19부터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쩌면 우리가 하고 있는 발열 체크는 요식 행위에 가깝다고도 볼 수 있다.

이제는 감기 증상이 의심되면 병·의원이나 약국이 아닌 보건소로 바로 가야 한다. 지금은 개개인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어쩌다 보니 누구나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더불어 집이나 직장에서 감기가 의심되면 상비약을 먹으면서 경과를 관찰하고, 집에 상비약이 없다면 가급적 환자 본인이 아니라 가족이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구입하여 복용하고 경과를 관찰하여야 한다. 본인이 직접 의료기관을 찾는 것은 다른 환자들과 의료진에게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가 모두 기본으로 돌아가 스스로 더욱더 엄격해져야 하겠다. KF94 같은 방어력이 높은 마스크를 코까지 잘 가려서 쓰고, 손도 자주 씻고, 가급적 외출은 삼가야겠다.

여러 사람이 있는 실내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고 거리두기도 유지해야 한다. 환기도 자주 하고, 손이 자주 닿는 곳에 대한 소독도 주기적으로 해주기를 부탁드린다.

백신 자체의 문제와 정부의 준비 소홀로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현재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만약 4차 유행이 더 확산한다면 백신 예방접종 진행 속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그리되면 올가을까지도 코로나의 혼란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곧 다가올 5월의 각종 행사들로 4차 유행이 더 확산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기에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지만, 이번이 마지막 진통이 될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을 모으고 서로를 격려하며 돌파한다면 가을에는 단풍놀이를 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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