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완전 무인운항 선박 나와… ‘스마트 항만’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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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비행기가 드론(무인 비행장치)으로 발전했듯 선박은 자율운항으로 갈 겁니다. 10년 뒤에는 ‘레벨4’(완전 무인운항) 수준의 자율운항 선박도 나올 겁니다. 이에 맞는 스마트 항만 등 종합적인 대비가 필요합니다.”

장영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은 최근 부산롯데호텔 41층 사파이어룸에서 열린 ‘부산일보 해양CEO아카데미’에서 ‘스마트 해양수산 비전과 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장 원장은 “정부의 해운 재건 계획이 성공해 HMM(옛 현대상선)이 지난해 소위 말하는 ‘대박’이 났다”며 “하지만 앞으로 10년도 우리가 잘 먹고 살 수 있냐를 생각해 보면, 그렇지는 않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다가오는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올해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스마트 해양수산을 강연 주제로 가지고 나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부산일보 해양CEO아카데미 강연
스마트·4차 산업혁명 생존력 키워야
해운·조선 담당부처 분리, 상생 기회

향후 10년에 대한 준비에서 장 원장이 강조한 것은 ‘스마트’와 ‘4차 산업혁명’이다. “앞선 산업혁명 때도 반대하고 저항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산업에서 혁명이 일어나고 있어서 전 분야에 걸쳐 탈바꿈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는 ‘ICBM(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머신러닝)’을 키워드 삼아 디지털 혁신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우리 산업계는 이미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앞장서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할 정책은 지금처럼 부서의 벽에 가로막혀 분절화 돼서는 안 됩니다.”

장 원장은 융합과 협력,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선과 해운을 담당하는 부처가 각각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로 나뉜 문제와 관련해서도 “해운과 조선이 한배를 탈 수밖에 없는 시대적 분위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해운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이 해운과 조선이 상생할 좋은 기회”라며 “해수부로 조선을 가져오면 좋겠지만, 그게 능사는 아니고 과연 잘 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마트 양식을 비롯해 수산 분야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며칠 전 제주도를 다녀왔는데, 해상 케이지에서 참치를 기르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연어, 참치, 대방어 등 살이 부드러운 생선을 좋아합니다. ‘아쿠아팜’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쿠아팜은 수산양식 분야에 ICT(정보통신기술)를 융합해 원가를 낮추고 새로운 시장 수요를 창출하는 최첨단 스마트 양식장이다. 그는 “최근 우리 국민이 선호하는 어종 1위가 오징어인데 중국의 남획으로 어자원이 고갈되고 있다”며 “자망어선에 TAC(총허용어획량)를 적용하는 것이 어민 반발을 부르며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데, TAC 등에 활용할 스마트 어업관리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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