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회에 막힌 부산대 특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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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특수학교 설립이 관련 단체의 반발로 2년째 지연되면서 장애아를 둔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20일 부산대에 따르면 부산대 교수회는 최근 특수학교 부지를 재학생 통행이 적은 대운동장 위쪽으로 옮기고, 특수학교 내 진출입로를 새로 설치해 줄 것을 요구했다.


“별도 진출입로 안 될 땐 반대”
2년 미뤄진 개교 또 차질 우려
가슴 졸이는 장애인 학부모

현재 부산대 장전캠퍼스 대운동장 인근 부지에는 ‘사범대학 부설 예술 중·고등 특수학교’ 건립이 추진 중이다. 1만 4000㎡ 부지에 총 21개 학급, 138명의 장애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지난해 9월 학교 설계안을 확정한 부산대는 장애인 학부모단체 측과 세부사항을 논의하던 중이었다. 그 와중에 교수회가 특수학교로 인한 학내 구성원 불편을 이유로 세부 계획 변경을 요구한 것이다. 당장 내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되어온 특수학교는 개교가 2024년으로 미뤄졌다.

교수회의 요구사항은 특수학교 부지 변경과 별도 진출입로 설치다. 당초 특수학교는 캠퍼스 내에서 가장 고지대에 위치한 미술관과 297m 떨어진 대운동장에 터를 잡기로 했다. 그러나 교수회는 부지 안에 운동장 스탠드 등이 포함돼 체육시설 등이 축소된다는 이유로 대운동장보다 더 고지대로 부지를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산대 재학생과 통행로가 중복되지 않도록 특수학교 학생만 드나드는 별도의 진출입로도 요구한다. 부산대 김석만 교수회장은 “진출입로를 새로 만들지 않을 경우 교수회 차원에서 사업을 전면반대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대학본부와 교수회의 갈등으로 개교가 미뤄지자 장애아 학부모들은 행여 사업이 무산되지는 않을까 하며 가슴을 졸이고 있다. (사)부산장애인부모회 도우경 회장은 “장애인 학생 학부모들은 특수학교 설립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답답함 마음이지만 약자의 입장이라 큰 반발도 못하는 신세”라고 하소연했다.

부산대 캠퍼스기획과 관계자는 “학내구성원의 협의는 중요하지만 모든 사항에 대해 허가를 받아야하는 입장은 아니다”며 “장애학생들을 위해 건립 사업추진이 빠르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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