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기 집중하는 박 시장, 경쟁 후보까지 ‘파격 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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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고위직 인사 의미

박형준 부산시장과 부산시 고위공직자들이 20일 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열린 ‘반(反)성희롱·성폭력 다짐 서약식’에서 서약서를 고혜경 성희롱·성폭력근절추진단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박형준 부산시장이 20일 공개한 고위·정무직 인사안은 이른바 부산시 ‘투 톱’을 신망 있는 내부 공무원으로 채워 시정 정상화를 꾀한 점이 눈길을 끈다. 공무원 중심으로 시정을 이끌겠다는 취임 일성을 실천한 것이기도 하다.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 충실히 일했던 이병진 행정부시장을 유임시키고, 부산시 경제 정책 수장인 김윤일 일자리경제실장을 경제부시장으로 승진 임용한 것은 1년 남짓한 임기 동안 최대한 안정적으로 부산시를 이끌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두 사람은 시청 안팎에서 신임이 두텁고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 무난한 인사라는 평가다.

김윤일 부시장은 부산지역 경제통
코로나 속 정책 추진 적임자 평가
‘투 톱’에 신망 있는 내부 공무원
외부 기업인 발탁 예상 뒤집어
공무원 중심으로 시정 안정 ‘속도’


취임 초기 박 시장이 외부 기업인을 경제부시장으로 영입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돌았지만, 공석이던 경제부시장을 대신해 경제 실무 수장으로서 무리 없이 업무를 추진해 온 김 부시장을 선택한 것은 최근 경제부시장을 외부에서 임용하는 흐름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김 부시장은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경제 위기를 극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부산경제 혁신 작업도 차질 없이 준비하고, 가덕신공항 등 미래 프로젝트도 순조롭게 이끌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시장은 경제 업무를 꿰고 있는 김 부시장에게 업무 전반을 맡기는 대신 국비 확보, 투자 유치 등에 탁월한 역량을 갖춘 박성훈 경제특보에게 특화된 외부 협력 과제를 부여하는 ‘투 트랙’ 경제 인사를 선택했다. 박 시장이 흔들렸던 부산시의 내부 안정을 확보하는 동시에 ‘박성훈 경제특보’ 카드를 빼든 점은 예상 밖의 파격이어서 성공 여부에 지역 정·관계의 눈길이 쏠린다. 경쟁자였던 인물을 핵심 참모로 포용하는 박 시장의 면모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 경제특보는 올 초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들면서 단일화를 거부하고 끝까지 박 시장과 경쟁하며 나름대로 선전을 한 인물이다. 이런 이유로 부산시 안팎에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박 시장이 ‘새끼 호랑이’ 박 경제특보를 끌어안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인수위원회를 대신해 출범한 부산미래혁신위원회 명단에 박 경제특보가 이름을 올리면서 박 시장이 어떻게든 그가 기여하도록 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박 시장은 경제 분야 두 엔진 이외에도 경제부시장으로 검토했던 굵직한 외부 전문 기업인들을 자신의 경제자문역에 앉힐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는 최종적으로 기업인 명단이 확정되면 조만간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이들을 경제부시장으로 기용할 경우 급여도 크게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부산시 업무를 파악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소모해야 하는 단점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22일부터 부산시에 입성할 이성권 정무특보는 “시장과 시의회 등 정치권 사이에서 갈등이 일지 않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겠다”면서 “부산시정에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세익 기자 r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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