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EXID 하니에서 배우 안희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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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쏟는 연기 어려웠지만 속 시원”


걸그룹 EXID 출신 하니가 배우 안희연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15일 개봉한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서다. 그는 이 작품에서 가출 청소년 ‘주영’을 맡았는데 그 모습이 흥미롭다. 첫 연기 도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거친 욕설과 날선 표정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무대를 넘어 스크린에 데뷔한 안희연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어른들은 몰라요’로 영화 데뷔
어둡고 거친 가출 청소년 연기

안희연이 그린 ‘주영’은 10대 임신부인 세진의 친구다. 4년 전 집을 나와 길거리를 떠돈다. 안희연은 탈선 속에 감춰진 주영의 아픔을 서툴지 않게 그려냈다. 안희연은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땐 이해 안되는 부분이 많았다”며 “내가 어른이라 10대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워크숍을 하고 상황에 뛰어들어보니 주영의 마음이 보였다”면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다했다”고 말했다. 안희연은 “특히 거리에 있는 주영이 또래 친구들을 세심하게 관찰했다”며 “다큐멘터리나 유튜브 영상, 영화도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안희연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간의 이미지를 모두 내려놨다. 기존의 밝고 명랑한 모습보다는 거칠고 어두운 캐릭터를 잘 그리기 위해 노력했단다. 흡연과 욕설, 마약 등의 장면도 직접 연기했다. 안희연은 “무엇보다 욕하는 연기가 가장 힘들었다”며 “‘XX 새끼야’라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첫 촬영본을 보니 너무 부끄러웠다. 동료 배우들에게 욕의 강세와 리듬을 배워서 열심히 해봤다”고 했다. 감정을 폭발적으로 쏟아내는 캐릭터 연기는 쉽지 않았지만, 한편으론 ‘속 시원’했단다. 그는 “한 번쯤은 그렇게 감정을 표출해보고 싶었다”고 웃었다.

캐릭터의 외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안희연은 “데뷔 후에 고쳤던 손톱 뜯는 버릇을 봉인해제 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손톱을 마음껏 뜯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주영이는 머리를 감은 뒤 트리트먼트도 안 쓸 것 같더라. 그래서 샴푸만 썼다”면서 “주영이에게 어울릴만한 옷도 새로 싹 샀다”고 털어놨다. “주영이를 자세히 보면 한쪽 어깨가 항상 내려와 있어요. 자세도 구부정하게 하고 다녔죠. 신발도 일부러 구겨 신고요. 화장품도 10대 친구들이 많이 쓸 것 같은 틴트 립밤을 사서 열심히 발랐어요.”

안희연에게 연기는 ‘배움과 성장’이다. 그는 “연기와 작품을 통해 사람과의 관계, 세상살이를 많이 배운다”며 “무엇보다 ‘나’를 제일 많이 돌아보고 배우는 것 같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넓어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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