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딴지에 ‘북항 트램·공중 보행교’ 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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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으로 추진 중인 트램(노면전차) 등 ‘공공콘텐츠 구축사업’이 해양수산부 감사관실의 ‘자체 감사’에서 제동이 걸렸다. 자칫 사업 자체가 좌초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북항 공공콘텐츠 사업은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 구역에 총사업비 1700억여 원을 투입해 트램, 부산항기념관, 1부두 복합문화공간, 상징조형물, 공중보행교, 해양레포츠콤플렉스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해수부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이하 추진단)이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협의회(이하 추진협의회)와 시민사회의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지난해 말 해수부 장관 보고 후 사업계획 변경 고시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현재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다.

1700억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
실시설계 도중 돌연 ‘자체 감사’
장관 보고·고시 등 적법 절차 끝나
“추진단에 발목 잡기 처사” 비난
사업 무산 땐 시민 피해 클 듯

추진협의회에 따르면 올 2월 인사로 새로 부임한 해수부 일부 담당자가 트램을 비롯해 현재까지 진행된 북항 공공콘텐츠 사업에 대해 “사업비가 크고, 신규 공정으로 기재부 협의가 필요하다”며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추진단 측은 “총사업비(2조 4221억 원) 변경 없이 항목 내 조정을 통해 공공콘텐츠 사업비를 반영한 사항으로, 항만재개발법상 경미한 변경에 해당되기 때문에 기재부 협의가 필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항만재개발법 시행령 9조에 따르면 총 사업비 10% 범위에서 사업 내용을 변경하는 경우 경미한 사안으로 기재부 등 관계부처 협의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이번에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재까지 각종 절차를 밟아 진행돼 온 사업이 담당자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뒤집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원희연 추진협의회 위원장은 “부산의 미래를 위한 핵심 프로젝트이자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북항 재개발 사업의 공공콘텐츠 확충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등 원활히 진행되지 않으면 부산 시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만 재개발 사업은 노후화된 부두(준공업지역)를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하게 돼 그만큼 용적률이 올라가게 된다. 용도 변경 권한이 지자체인 부산시에 있는 만큼, 용도 변경에 따른 개발이익을 지역에 환원하지 않고 중앙정부에 모두 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개발이익을 국가에 귀속하도록 해수부와 부산항만공사가 체결한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의 실시협약’을 이른 시일 내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추진협의회 양재혁(동의대 교수) 부위원장은 “북항 재개발사업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는 개발이익의 지자체 환원이 필수적”이라며 “북항 2단계 재개발 사업의 개발이익을 원도심에 재투자하기로 결정한 마당에 1단계 공공사업에 대한 이번 감사는 추진단의 적극 행정에 딴지를 거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감사가 일상적인 기관 감사 차원으로, 사업을 무산시킬 정도의 지적사항이 나온 것이 아니어서 결과를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해수부 측은 “북항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는 차원으로 알고 있다”며 “감사 진행 내용은 알 수도 없고, 외부에 이야기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송현수·이자영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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