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득점 0’… 롯데 ‘물방망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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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5회초 경기에서 삼성 김헌곤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한 롯데 투수 박세웅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

롯데 자이언츠가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1시즌 홈에서 열린 첫 ‘클래식 시리즈’를 1승 2패로 마쳤다. 롯데 ‘물방망이’ 타선은 2경기, 18이닝 연속 무득점한 반면 19점을 내주는 등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롯데는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프로야구 경기를 0-7로 패배하며 3연전을 마쳤다. 16일 1차전을 9-3으로 이겨 기분좋게 출발한 롯데는 17일 2차전에서 0-12로 대패를 기록했다. 이날 롯데는 전날 대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틀 연속 득점에 실패, 부진에 빠졌다.

삼성전 2경기 19실점 무득점
투타 모두 부진 무기력 완패
진기록 쏟아진 ‘클래식 시리즈’
‘38세 노장’ 김대우 프로 첫 승
프랑코 ‘한 이닝 최다 투구’
롯데 야수 3명 투수 등판도

롯데 선발투수로 나선 박세웅은 6이닝 4피안타 1탈삼진 3자책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투구수는 89개다. 다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사이 솔로 홈런 2개가 ‘옥의 티’로 남았다.

박세웅은 1회 초 삼성 구자욱에게 솔로 홈런을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연속 두 타자를 땅볼과 플라이로 잡으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삼성은 3회 초에도 한점 더 달아났다. 2사 주자 1, 2루에서 박해민이 적시타를 치며 주자를 불러들였다. 박세웅은 후속 타자를 플라이 아웃으로 잡아 추가 실점을 막았다.

5회에도 삼성의 솔로포가 터졌다. 선두타자 김헌곤이 좌익수를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스코어를 0-3으로 벌렸다.

박세웅이 호투한 사이 롯데 타선은 삼성 선발 원태인에게 맥을 못췄다. 특히 3, 5, 6, 8회는 삼자범퇴로 물러나 점수차를 좁힐 기회를 잡지 못했다. 롯데 타선을 상대로 원태인은 7이닝 무실점 10탈삼진을 기록했다.

롯데 마운드는 7회 구승민이 물려받았다. 구승민은 등판 직후 무사 만루로 위기를 맞았다. 이학주의 병살타 때 0-4로 달아난 삼성은 2사 주자 3루에서 구승민의 어이없는 보크으로 한 점 더 얻어 0-5를 만들었다.

삼성은 승리가 유력한 상황에도 공격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8회초 1사 주자 1, 3루에 나선 강민호는 롯데 세 번째 투수 서준원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쳐내 0-6을 만들었다. 삼성은 이원석의 희생 플라이로 0-7까지 점수를 벌리고 8회를 마쳤다. 9회까지 롯데는 한 점도 추격하지 못했다.

한편 롯데는 원년 구단 간 ‘클래식 시리즈’에서 냉탕과 온탕을 오가 이야깃거리가 쌓였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노장’ 김대우의 첫 승이다. 1984년생인 김대우는 2003년 프로에 지명된 이래 무려 18년 만에 16일 삼성과의 1차전에서 첫 승리를 만끽했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03년 롯데 2차 1순위로 지명된 김대우는 미국 진출을 노리다 국내로 유턴해 2009년 1군 데뷔전을 치렀다. 2012년 타자로 전향했다가 2018년 다시 투수로 포지션을 바꿔 첫 승 전까지 먼 길을 돌아왔다.

롯데는 김대우가 첫 승의 기쁨을 누린 다음날 악몽같은 하루를 보냈다. 17일 삼성과의 2차전에 등판한 외국인 투수 앤더슨 프랑코는 한 이닝을 마치지도 못한 상황에서 공 61개를 던져 KBO리그 역대 한 이닝 최다 투구 수의 불명예 기록을 썼다. 프랑코는 3분의 2 이닝 동안 6안타 3볼넷 8실점(4자책)했다.

2차전에서 롯데는 경기가 기울자 전문 투수 대신 야수인 추재현, 배성근, 오윤석이 2와 3분의 2 이닝을 나눠 던졌다. KBO리그에서 야수 3명이 연속으로 등판한 낯뜨거운 진기록을 낳은 것이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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