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고가교’도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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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진구 서면 ‘부암고가교’ 철거가 논의되고 있다. 부산진구청이 자체 용역 보고서를 근거로 부산시에 부암고가교 철거를 건의했고, 부산시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부산진구청은 “부산진구 ‘교통 소통 대책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부산시에 부암고가교 철거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마무리된 이 용역은 부암고가교를 포함해 부산진구 내 도로의 교통량을 전반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맞는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부산진구청 건의·시 검토 계획
고가교 부근 4개 교차로 혼잡
철거하면 교통 체증 완화 전망
슬럼화 ·소음 민원 해소도 기대
2년 전엔 자성고가교 철거

부산진구청은 해당 용역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부암고가교를 철거할 타당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고가교를 철거할 경우 인근 4개 교차로의 교통 체증을 완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울러 고가교로 인한 인근 슬럼화와 소음 민원, 도심 경관 저해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부산 도심 상습 정체 구역의 평균 교통 서비스는 C~D 등급 수준이다. 그러나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부암고가교와 연결된 4개 교차로(진양교차로·부암교차로·부암역교차로·연지삼거리)의 저녁 시간대 교통 서비스 수준은 모두 F 등급에 그친다. F 등급은 차량이 자주 멈추면서 도로 기능이 거의 상실된 사실상의 ‘완전 정체’ 상태를 뜻한다.

이들 교차로의 오전 시간대 교통 서비스 수준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암역교차로와 진양교차로는 출근 시간대도 F 등급이다. 그나마 연지삼거리와 부암교차로는 한 단계 높은 E 등급으로 나타났다. 부암고가교 인근 구간의 교통 상황이 부산 시내 상습 정체 구역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원활한 교통을 목적으로 설치한 고가교 기능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게 부산진구청의 설명이다.

부산진구청은 부암고가교 철거 이후 △교차로 신호 개선 △인근 도로 9개 차로 확장 △버스 노선 체계 개편 등이 이뤄질 경우 긍정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한다. 부산진구청 홍승의 교통행정과장은 “고가교 철거와 후속 대책 마련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타당성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복잡한 사안인 만큼 부암고가교 철거를 장기 과제로 보고 부산시와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양금석 도로계획과장은 “고가교와 관련된 시민 민원이 꾸준히 접수되는 등 고가교 철거 여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오는 10월 마무리하는 부산시 용역 결과 보고서와 부산진구청 측 의견을 토대로 부암고가교 철거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현재 부산 도로체계를 전반적으로 분석하는 '부산시 도로건설관리계획 용역'을 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부산의 교통 개선 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부암 고가교 철거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산 지역에는 현재 24개의 고가교가 설치돼 있다. 2년 전 1969년 부산 최초로 지어진 고가교인 동구 자성고가교가 철거됐다. 원도심 핵심 교통망 역할을 해왔으나 시설이 낡고 역할이 미미하다는 여론이 높았기 때문이다. 보행권과 일조·조망 등 환경권이 중시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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