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4·7 재·보궐선거 이후 당권 경쟁에 돌입했지만,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정치인들의 활약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PK 민주당은 21대 총선과 부산시장 보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지도부 출마에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PK 국민의힘은 당권 도전자가 없지 않지만,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여야 모두에서 ‘빈약한’ PK 정치권의 현주소를 보여 주는 셈이다.

민주 의원, 참패 후 출마 부담
당 대표·최고위원 도전자 없어
국민의힘 의원, 후보군 많지만
경쟁력 한계로 입성 미지수

민주당은 15일까지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자 등록을 받았는데 PK 현역 의원 도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에선 당 수석대변인으로 활약 중인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 원내 선임부대표인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의원에 출마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한 의원은 “지역에서 선출직 최고위원이 나오면 좋지만, 이번에는 모두 고사했다”며 “부산 출신인 김영배(서울 성북갑) 의원이 최고위원에 도전한 것이 다행스럽다”고 했다. 부산 브니엘고를 졸업한 김 의원은 지방자치에도 관심이 많은 터라 PK 등 지역 정치권의 기대를 받고 있지만, PK 대변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다음 달 2일 전당대회가 끝나면 가덕신공항 특별법의 신속한 집행과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PK 정치권은 물론 민주당 전체의 응집된 힘이 필요한데 중앙당에서 PK 구심점이 사라지면 동력이 일부 상실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국민의힘에서는 다수의 PK 의원들이 지도부 후보군에 오르거나 실제로 출마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윤영석(경남 양산갑),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이 당 대표에 나섰고, 원내대표에는 김기현(울산 남을)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의 지도부 입성을 장담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윤 의원은 전국적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의원은 민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스럽다. 일찍이 원내대표 출마를 위해 물밑 작업을 해 온 김 의원은 ‘국민의힘=영남당’이라는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보인다.

물론 국민의힘에선 최고위원 후보군에 박수영(부산 남갑)·황보승희(부산 중·영도) 의원 등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며 동료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출마 실현은 불투명하다. 박 의원은 “주변에서 출마를 권유하는 사람들이 다수 있는 상황이다”면서 “아직은 결정하지 못한 상태로 고심 중이다”고 했다. 부산 현역으로 최고위원 격인 비대위원을 맡은 김미애(부산 해운대을) 의원은 이번 경선에는 불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민지형·이은철 기자 oa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