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가을야구 정기예금, 부산은행 배만 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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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부산은행이 부산 연고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 선전을 응원하며 15년째 출시한 ‘가을야구 정기예금’(포스터)이 은행 배만 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팬들에게 우대금리를 주고, 지역 유소년 야구를 후원한다는 당초 취지를 살리는 방안을 더 세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병길 국민의힘 국회의원 자료
누적 판매액 5조 2500억 원 달해
유소년 후원, 불과 1억 5000만 원

15일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부산 서동)을 통해 확보한 해당 예금 관련 자료를 보면 출시 첫해인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당 정기예금 누적 판매액은 5조 25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유소년 야구 후원금은 매년 1000만 원만 고정 지출됐다. 15년 동안 유소년 후원금 1억 50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판매금 일정액을 유소년 야구 발전에 쓰겠다는 약속이 무색한 규모다. 특히 부산은행은 예금 판매 포스터 등에 “상품의 판매금액에 따른 유소년 야구발전 후원금 조성”이라고 광고해왔다. 판매가 늘면 후원금도 증가할 것이란 의미의 마케팅인데, 실제 후원금은 매년 1000만 원으로 고정됐다고 비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예금은 2007년 첫해 2000억 원을 모았고, 2008년 2500억 원, 2011년 3000억 원, 2017년 5000억 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최근 3년 동안은 당초 목표액을 단기간 충족해 추가 예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매년 7000억 원씩 판매하는 등 규모가 거의 해마다 증가했다.

우대금리 지급 규모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자이언츠 성적에 따라 지급되는 최대 0.30% 우대이율이 적용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작년만 보더라도 포스트시즌 우승과 진출, 홈 관중 20% 증가 달성, 20번째 경기 승리 달성, 20-20클럽 가입 선수 배출 등의 기록이 나오면 각 0.10% 우대금리 지급을 내걸었는데, 모두 ‘미달성’으로 남았다. 성적에 따른 우대금리 지급 사례가 없었다는 의미다. 2019년과 2018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가 가을야구에 나선 2017년에도 ‘짠물’ 우대금리를 적용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따른 0.10% 금리 우대 고객은 추첨으로 300명에게 지급되는데 그쳤다. 같은 해 ‘홈 관중 100만 명 달성’ 조건도 충족됐는데 이 조건에선 100명만 혜택을 받았다. 근본적으로 롯데 성적이 좋지 않아 벌어진 일이지만, 우대금리 조건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안병길 의원은 “팬심으로 창출된 이익이 팬들에게 공유될 수 있도록 판매 규모에 비례한 유소년 야구지원 등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민지형 기자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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