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미국에 균형 감각 갖고 외교 정책 펼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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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김준형

은 세간에 논쟁거리가 된 책이다. 150년 한·미 관계를 살피면서 한·미 동맹을 불가침의 성역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담겼는데 그것을 현직 국립외교원장이 했다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주장의 속내는 따져보아야 한다. 정치학자인 저자에게 ‘한반도’는 크나큰 도전이라고 한다. “미·중 패권 대결의 최전방, 탈냉전의 바다에 떠 있는 냉전의 섬이자 전쟁과 평화가 분단으로 마주하는 곳이 바로 한반도”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핵심 주장은 미국에 무조건 엎어지면 안 되고 균형 감각을 회복해야 한다는 거다. 주한 미국 대사를 지낸 도널드 그레그는 광주민주항쟁을 무시한 미국의 행위에 대해 사과를 한 이다. 그는 “대사로 일할 때부터 나의 목표는 한·미 관계를 군사동맹 관계에서 정치적·경제적 동반자 관계로 변화시키는 일이었다”는 소신을 밝힌 적이 있다. 이처럼 한·미 군사동맹의 절대적 신화를 벗어나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요컨대 “한·미 관계는 깊어져야 하지만 한·미 관계를 규정짓는 군비경쟁의 지배적 경향은 약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왜 군사동맹의 중독성에서 벗어나야 하는가. 다시 그레그의 말이다. “한반도의 분단은 끝낼 수 있고 또 반드시 끝내야 하는 비극”이기 때문이다.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은 한국을 의심하고, 북한은 남한을 따돌리고 있다. 김준형 지음/창비/552쪽/2만 4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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