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 수능, 인문계 수학 ‘최저등급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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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산 부산진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 문제를 풀고 있다. 부산일보DB

올해 새롭게 개편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로 치러진 첫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인문계 학생이 자연계 학생보다 수학 영역에서 크게 불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당국이 학력평가에서 보다 상세한 점수를 공개해 학생들이 수능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올해 첫 고3 학평 채점 결과
‘확률과 통계’ 포함 인문계 평균
자연계 학생보다 20점이나 낮아
수시전형 최저등급 맞추기 곤란
등급 완화·정보 제공 등 필요

15일 서울시교육청의 ‘2021학년도 3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채점 결과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실시된 학평에 전국1874개 학교 34만 6950명이 응시했다. 부산에서는 110개 학교 1만 9939명이 응시해 전체 학생의 5.75%를 차지했다.

이번 학평은 올 11월에 새롭게 선보이는 수능에 따라 국어·수학 영역 ‘공통과목+선태과목’ 체제로 치러진 첫 시험이다. 국어 영역의 경우 ‘독서·문학’이 공통과목으로 채택됐고, 선택과목인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골라 시험을 볼 수 있다.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이 ‘수학Ⅰ·수학Ⅱ’ 이며,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하나를 지정하면 된다.

문제는 주로 인문계 학생들이 선택하는 확률과 통계가 포함된 수학 평균 점수(100점 만점)가 30.54점으로 자연계 학생이 선택한 미적분 50.58점보다 무려 20점이 낮다는 것이다. 또 인문계 학생의 수학 평균 점수는 자연계 학생이 두 번째로 많이 선택하는 기하 포함 수학 점수 44.14점보다도 낮았다.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인문계 학생은 수학에서 자연계 학생보다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 점수 모두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런 추세가 올 수능까지 이어질 경우 수학 영역에서 인문계 학생이 크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에는 지난해와 달리 문이과 구분 없이 양 계열을 통합해 등급을 산출한다. 이렇게 되면 자연계 학생은 지난해보다 수학 등급이 상승하고, 수시전형에서도 수능 최저등급을 맞추기가 쉬워진다. 반면 인문계 학생들은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같은 점을 보완하기 위한 대책으로 대학들이 수능 최저등급을 완화하는 방안이 꼽힌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자신의 성적을 보다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의 점수를 분리하는 등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부산시교육청 권혁제 중등교육과장은 “지난해 입시에서 서울대도 코로나19를 고려해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완화한 적이 있다”면서 “현재처럼 공통·선택과목 점수를 묶어서 발표하면, 교사도 학생 진학 지도에 굉장히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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