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염 확산세에 백신 수급난, 비상 걸린 '부산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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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본격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가족 모임을 비롯해 식당, 어린이집, 교회 등 다양한 일상 공간을 고리로 한 집단감염이 새로 나왔다. 전날보다 30여 명 줄었으나 이틀 연속 700명 안팎 수준이다. 이날 부산서도 확진자 41명이 추가 발생했다. 유흥업소발 연쇄 감염(총 444명)이 본격화한 지난달 26일 이후 확진자는 매일 수십 명씩 쏟아졌다. 하루 평균 44명이다. 이런 식으로 지속하다간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나 자가격리 조치가 확산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는 게 아닌가 싶어 심히 걱정스럽다.

부산 하루 평균 44명 감염 ‘4차 유행’ 조짐
백신 수급 잇단 차질… 비상 대책 세워야

지금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확진자 한 명이 주변의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 주는 ‘감염 재생산지수(R)’는 지난달 말 0.99에서 지난주 1.12로 증가했다. R이 1보다 높으면 감염이 확산한다는 의미다. 또 최근 2주간 방역 당국에 신고된 신규 확진자는 총 8481명으로, 이 중 26.8%인 2269명의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깜깜이 감염’ 비율이 무려 25%를 웃돈다. 개학 이후 발생한 학생·교직원 확진자도 2000명을 넘어섰다. 등교 불발 학교는 부산(12곳) 서울(20곳) 등 146곳으로 파악됐다. 전문가 일각에선 이미 ‘4차 유행’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백신 수급에 초비상이 걸렸다. 국내에 도입된 물량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 아니라 확보된 백신에는 불안감이 상존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증 가능성 탓에 30세 미만이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데 이어 상반기 중 600만 명분을 들여올 예정이던 얀센 백신에도 문제가 생겼다. 미국 보건당국은 지난 13일 “희귀 혈전 사례가 보고됐다”면서 얀센 백신 일시 접종 중단을 권고했다. 얀센은 다른 제품과 달리 한 번만 접종하면 되는 데다, 상온 보관이 가능해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았다. 모더나는 오는 7월까지 2억 회분을 미국에 우선 공급할 것이라고 밝혀 한국 등은 공급 일정이 후순위로 밀리게 됐다.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접종 계획 차질은 불 보듯 뻔하다. 그렇게 되면 정부가 목표로 하는 11월 ‘집단면역’ 달성도 힘들어진다. 우리는 전 국민의 약 2.47%가 1차 접종을 마쳤을 뿐이다. 경제적 타격 때문에 정부는 거리 두기 조정에도 소극적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금으로선 개인 방역수칙에 더욱더 철저할 수밖에 없다. 탄탄한 일상 방역을 위해 높은 연대 의식이 요구된다. 특히 의심 증상이 있으면 즉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길 당부한다. 대신, 정부는 한층 더 세심한 방역 대책을 고민하고, 백신 수급 계획을 전면 재조정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어느 때보다 현명한 당국의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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