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디토리움의 명반시대] (66) 케이트라나다 ‘Bub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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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매년 열리는 국내외 유명 음악 시상식을 볼 때 가장 관심을 갖는 부문이 신인상 부문이던데요. 음악 팬의 입장에서 마치 새로운 식구를 맞이하는 듯한 기대를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새로운 아티스트들의 예상하지 못한 아이디어와 신선한 감성은 우리 일상에 큰 자극을 주는 듯합니다.

올해 그래미의 경우 지난해 가장 화제가 되었던 메건 더 스탤리언(Megan Thee Stallion)이 신인상 부문을 수상했는데요. 사실 이 부문만큼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응원하게 되는 부문도 없는 것 같습니다. 올해 역시도 메건 뿐 아니라 정말 멋진 아티스트들이 그 후보에 올랐었습니다.

지난해 음악팬들의 가장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아티스트 도자 캣(Doja Cat)부터 록 분야의 새로운 아이콘 피비 브리저스(Phoebe Bridgers), 다재다능한 래퍼이자 싱어송라이터 치카(Chika), 갈란트와 알란워커 등과의 협업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노아 사이러스(Noah Cyrus), 음악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등장하며 너무 아름다운 힙합을 선보이는 래퍼 디 스모크(D Smoke) 등 정말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각 분야에서 뛰어난 아티스트였는데요.

그중 사실 제가 가장 응원했던 아티스트는 케이트라나다(Kaytranada)였습니다. 그는 비록 신인상은 받지 못했지만, 올해 ‘최우수 댄스 및 일렉트로닉 앨범’ 그리고 ‘최우수 댄스 래코딩’ 두 분야에서 수상했습니다. 댄스 음악을 포함한 일렉트로닉에 있어서만큼은 그의 해였다고 해도 과장은 아니겠지요.

케이트라나다의 본명은 ‘Louis Kelvin Celestin’으로 디제이이자 레코드 프로듀서입니다. 그는 2010년부터 믹스테이프와 리믹스 그리고 그의 오리지널 음악 등을 발표해 오며 인지도와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 첫 데뷔 앨범 ‘99.9%’가 성공을 거두며 2019년 두 번째 앨범 ‘Bubba’가 연이어 발표되며 그래미에서뿐만 아니라 많은 음악팬들의 귀를 사로잡게 되었습니다.

일렉트로닉 음악만큼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창작 방식이나 취향이 돋보이는 분야도 없을 텐데요. 일렉트로닉이라는 장르 자체가 음악 테크놀로지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해당 세대의 취향이나 흐름과 즉각적으로 호흡하는 미래지향적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외외로 정말 오랜만에 전통적인 디제이의 음악을 듣고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1980~90년대 바이닐로 발매되었던 아날로그 음악의 향수부터 2000년대를 넘어서며 기존 음악을 디제이의 취향대로 믹스하며 들려주었던 클럽 음악의 시작점 등이 그의 앨범을 통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케이트라나다의 음악은 고전적 의미의 클럽에서의 디제이와 믹스 음악이 이제 다시 새로운 선상에 들어서는 전환점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그 음악은 이제 과거보다 더욱더 다양하고 새로운 음악을 포용할 수 있는 시작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우리에게 전해 주지요.

김정범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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