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누가 더 급한데… ‘지도부 세대교체’ 뒤바뀐 여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여야의 차기 당 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앞두고 젊은 초선 의원들의 지도부 진입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4·7 재·보선 이후 여야 공히 쇄신 요구가 분출되면서 세대교체로 ‘낡은 이미지’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그런데 여야의 기류는 각 당이 처한 현실과는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재·보선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당의 전면적 쇄신을 요구한 초선들이 당내 강경 기류에 짓눌려 출마 자체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당내 강경파에 눌린 민주 초선
출마 자체 엄두도 못 내는 양상
목소리 키우는 국민의힘 초선
서병수 등 중진들 지지에 고무

앞서 재·보선 직후 ‘조국 사태’에 반성, 새로운 당청 관계 수립, 재·보선 결과에 책임 있는 인사들의 2선 후퇴 등을 요구한 20~30대 초선 의원들은 친문(친문재인)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문자 폭탄’을 받으면서 목소리가 크게 위축됐다. 대신 이들 초선 의원은 20∼30대 의원을 포함해 두 명 정도를 최고위원 선거에 ‘대표 선수’로 밀어 쇄신 목소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열성 권리당원 눈 밖에 난 개혁파 초선들은 출마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친문 표심에 어긋나는 입장을 보이면 당선되기가 어렵고, 오히려 열성 당원들의 집중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초선 중에는 김영배, 김남국, 이소영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데, 김영배 의원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친문 핵심이고, 김남국 의원은 친조국 성향의 강경파로 분류된다.

반면 재·보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에서는 오히려 당 개혁 목소리가 커지면서 초선 지도부의 등장이 고무되는 분위기다. 영남권 중진 중심의 기존 지도부로는 국민의 쇄신 요구에 부응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앞서 당내 최다선인 서병수 의원이 본인의 불출마 선언과 함께 다른 중진들의 출마를 만류하면서 초선들에게 길을 텄고, 3선인 하태경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르신들만의 정당, 반공·안보만으로 종북 놀이하는 정당으로는 미래가 없다”며 “초선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도와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초선 의원을 (당 대표로)내세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며 ‘초선 대표론’을 언급했다.

초선 출마에 대한 당내 기류가 우호적으로 형성되면서 벌써 출마가 거론되는 의원만 10여 명에 이른다. 김웅 의원이 주변에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고 의견을 듣는 것으로 전해졌고, 윤희숙 의원도 자천타천으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기에 강민국 김미애 박수영 박형수 이영 이용 황보승희 의원 등은 최고위원직 도전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 결과로 보면 인적 쇄신은 여당이 더 절실할 텐데, 여야 행태를 보면 승자와 패자가 뒤바뀐 것 같다”면서 “여당이 재·보선 민심을 오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4·7 재·보궐선거 당일 당직자에게 폭언과 발길질을 해 물의를 빚은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당을 위한 충정으로 국민의힘을 떠나려 한다”고 탈당 의사를 밝혔다. 송 의원이 자진 탈당함에 따라 당 차원의 징계를 위해 19일로 예정됐던 윤리위는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