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폐로 불투명… 오염수 방류 규모도 ‘깜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폐로 시기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일본 언론에서 제기됐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일본 정부가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한 오염수가 배출되는 곳이다.
일본, 세계 첫 완전 폐로 시도
전문가들 “성공 가능성 희박”
핵연료 제거 불가능 주장도
지하수 유입, 오염수 계속 발생
1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원전 폐로 목표시기를 2041~2051년으로 잡고 있지만 사고 원자로 내 녹아내린 핵연료(데브리)를 제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폐로시기를 특정할 수 없다 보니 매일 발생되는 140t 규모의 오염수가 ‘0’이 되는 시기 역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전날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하면서 처리가 끝났을 때의 방류 총량을 제시하지 못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선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가 난 원자로 시설에 지하수 등이 유입돼 오염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도쿄전력이 원전 부지 내 저장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는 지난달 중순 기준으로 125만 844t에 이른다. 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해도 삼중수소(트리튬)라는 방사성 물질은 남는데, 2019년 10월 말 기준으로 처리를 마친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총량은 860조 베크렐(Bq)에 달한다. 일본 정부는 연간 오염수 방류량을 삼중수소 기준으로 22조 Bq로 제한해 30년 이상 배출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원전 폐로 작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오염수 발생은 멈추지 않고 해양 방류도 계속된다는 데 있다.
사고 원전의 완전 폐로는 일본 정부가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작업인 만큼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사토 사토시 전 제너럴일렉트릭(GE) 원자력기술 전문가는 지난달 4일 발표한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기술분석’ 보고서를 통해 “현재 일본 정부의 원전 폐로 중장기 로드맵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폐로 작업 중 최대 난제로 꼽히는 핵연료 제거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이 없으며, 원자로를 식히기 위한 지속적인 냉각수 주입과 주변 지하수의 원전 내 유입으로 인해 오염수가 끊임없이 발생할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아사히신문은 이와 함께 사설 등을 통해 “2022년 가을에 저장탱크가 가득 찬다고 하지만, 새로운 탱크를 설치하는 등 더 저장할 여지는 없느냐”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사설 등을 통해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마이니치신문은 2015년 경제산업상이 “관계자의 이해 없이 해양 방출은 하지 않는다”고 약속한 것을 거론하면서 “이번 결정은 이해를 얻기 위한 노력이 부족한 채로 이뤄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