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강제 동원 조선인 포로’ 명부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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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미래연구소 김종부 대표가 14일 태평양전쟁 포로로 잡혔던 조선인 2445명 이름과 주소가 담긴 명부를 공개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이 미국을 상대로 일으킨 ‘태평양 전쟁’에 강제 동원돼 사선을 넘나들다 포로로 붙잡혀 고초를 겪은 조선인의 구체적인 인적사항이 담긴 문건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통영미래연구소 김종부 대표
하와이 포로수용소 군인·군속
2445명 이름·출신지 등 공개

경남 통영미래연구소 김종부 대표(전 창원시 제2부시장)는 14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군 포로로 붙잡혀 하와이 포로수용소에 수용됐다 풀려난 조선인 군인·군속(군무원) 2445명의 명부를 공개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들은 1945년 일본군 패망 이후 그해 12월 과 이듬해 고국으로 돌아왔다. 이번에 공개된 명부는 당시 한인 수용소 내 소식지였던 ‘자유한인보’에서 수용자 정보를 기록으로 남기려 작성한 문건이다. 한자 수기로 작성된 명부에는 이름과 함께 출신지가 상세히 기록돼 있다.

김 대표가 확보한 명부는 복사본이다. 원본은 일본에 장착한 재일교포 송영근 씨가 보관하고 있다. 2013년 양산 통도사 성파 스님(현 통도사 방장스님)이 일본에서 도자기 제작 기술을 연구하던 중 수소문 끝에 송 씨를 찾아가 복사본을 확보했다. 2015년 우연한 기회에 김 대표를 만난 성파 스님이 “귀중한 역사 자료이니 잘 보관해 달라”며 자료를 맡겼다.

명부를 통해 확인한 조선인 포로는 총 2445명이다. 지금의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경북 출신이 808명으로 가장 많고 전남 701명, 전북 416명, 경남과 충청이 각각 131명·119명, 경기 85명, 충북 54명, 강원 36명, 울산 10명, 부산 9명 등으로 집계됐다. 김 대표는 “각종 기록과 언론 보도를 보면 1949년 12월, 하와이 수용소에서 2600명이 우선 귀국하고 이듬해 100여 명이 추가로 돌아갔다는 내용이 있다”면서 “명부상 인원은 2445명이지만 실제론 2700여 명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세한 출신지를 확인할 수 있는 명부가 공개된 적은 없었다”면서 “이 명부가 아픔의 흔적이지만 중요한 역사의 자료로서 잘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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