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대로’ 기장군 방역, 주민 불편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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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55명 발생한 14일 부산 부산진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부산 기장군청이 코로나19에 따른 공공 도서관 열람실 운영 중단을 장기화하자 취업 준비생 등을 중심으로 과잉 대응이라는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기장군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보류 대상을 ‘60대 이상’까지 확대하려고 시도한 사례(부산일보 4월 9일 자 8면 보도)처럼 자체 방역 기준을 과도하게 적용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지침 무시 공공 도서관 전체 휴관
취업 준비생·학생 “과도” 불만
일부 다른 구청은 열람실 운영
백신 접종 중단 후 번복 혼선도

기장군청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11월 27일부터 기장군 공공 도서관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올해 3월 7일까지 100일 넘게 문을 닫았고, 그다음 날부터 지금까지 대출과 반납만 가능할 뿐 착석이나 열람실 이용은 금지된 상태다. 기장 지역 공공 도서관 7곳 중 열람실은 기장도서관, 고촌어울림도서관, 내리새라도서관, 대리다목적도서관, 정관도서관 5곳에 있다.

반면 부산 기초지자체 대부분은 공공 도서관 열람실을 운영하는 중이다. 부산시 공공 도서관 운영 권고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에는 50%, 2단계에는 30%로 이용 인원을 제한했다. 해운대구 공공 도서관은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올해 1월 25일까지는 대출과 반납만 허용했지만, 해당 기간을 제외하면 지난해 9월 말부터 휴관하지 않았고, 열람실 이용도 막지 않았다. 현재 부산에서는 사하구만 승학온천스포츠랜드 코로나19 집단 감염 여파로 지난달 휴관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따라 기장 지역 취업 준비생과 학생들은 다른 지자체보다 과도한 공공 도서관 이용 제한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기장군 고촌리 주민 A(48) 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취업을 준비 중인데 부산대까지 오가며 공부를 하는 형편”이라며 “다른 지역보다 감염병 상황이 나은 편인 기장군청이 과도한 행정을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운영 중인 PC방이나 식당, 카페보다 도서관 열람실이 감염 위험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기장군청에는 ‘칸막이가 있어도 옆 사람과 붙어 있는 스터디 카페가 오히려 더 위험하다’ 등 관련 민원들이 이어지고 있다. 도서관 열람실은 공간이 넓기 때문에 거리를 멀리 둘 수 있어 더 안전하다는 의견이다. .

이에 대해 기장군청은 코로나19 ‘투 트랙’ 방역 체계를 운영하고 있어 도서관 이용 제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개인영업 등 경제 활동은 정부 방침을 따르고, 공공시설 등은 자체 방역 체계를 적용하는 게 기장군 방침이라는 것이다.

기장군청 유경혜 도서관과장은 “공부 장소가 필요한 학생이나 취업 준비생의 고충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열람실의 경우 오랜 시간 같은 공간에 머무는 사람이 많아 위험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유 과장은 또 “경로당 등 공공시설 전체에 강화된 방역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며 “도서관 열람실만 개방하는 문제는 따로 논의를 거쳐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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