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피해 ‘침묵 깨기’ 상징 소녀상, 독일 국립박물관에 처음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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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드레스덴 국립박물관 산하 민속박물관이 개최하는 ‘말문이 막히다-큰 소리의 침묵’ 전시회에서 ‘침묵 깨기’의 상징으로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다. 코리아협의회 제공

독일 국립박물관에 처음으로 소녀상이 전시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와 시민사회의 해결 노력이 유럽의 국립박물관에서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드레스덴 민속박물관에 설치
‘말문이 막히다…’ 주제 전시회
위안부 피해 증언 영상도 상영

독일 드레스덴 국립박물관 산하 민속박물관은 오는 16일부터 8월 1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말문이 막히다-큰 소리의 침묵’을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전시는 인종학살, 민족말살, 폭력, 전쟁범죄 경험에 대한 침묵 깨기를 기억의 방법으로 제시하면서 함께 공감을 바탕으로 말문이 막히는 것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회에서는 나치 치하 드레스덴에서 유대인 학살, 나미비아에서 독일제국의 20세기 최초 민족 말살,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집단학살 등이 공개된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활동가들이 함께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내면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이 소개된다.

일본군에 위안부로 끌려갔을 당시 모습을 형상화한 소녀상은 전시장 안팎에 ‘침묵 깨기’의 상징으로 설치된다. 전시장 밖에는 한국에서 공수된 청동 재질의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장 내부에는 이동식 소녀상이 각각 설치된다. 평화의 소녀상은 1년 기한으로 전시장에 머물 예정이다.

전시회에서는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가 침묵을 깨고 한 첫 공개 증언 영상이 상영된다. 강덕경, 김순덕 할머니 등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들이 그린 그림과 필리핀인 위안부 피해자인 리메디오스 펠리아스의 수예 작품도 전시된다.

전시 내용은 일본군 ‘위안부’ 등 전쟁 중 성폭력 피해 여성에 관한 상설박물관을 운영하는 코리아협의회가 대부분 제공했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드레스덴 국립박물관 측에서 지난해 5월 연락해와 1년 여간의 준비 끝에 참여하게 됐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이 침묵을 깨고 공개증언에 나서면서 전 세계로 확산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의 노력은 살아있는 역사”라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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