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습 나탄즈 핵시설 우라늄 농축 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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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우라늄 농축을 강화하겠다는 이란 발표에 우려를 표명하며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EPA연합뉴스

나탄즈 지하 핵시설에 타격을 입은 이란이 14일부터 농도 60% 우라늄을 농축하겠다고 선언했다. 공격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한 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 상향과 추가 원심분리기 설치로 ‘강대강’ 대응을 선언한 셈이다.

이란, 농도 60%로 상향 천명
90%까지 올리면 핵무기 제조
최근 사이버 공격에 시설 정전
배후 이스라엘 지목, 강력 대응
이란과 핵합의 복원 추진하는
美 바이든 행정부엔 악재 전망


13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참가국 회담의 이란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압바스 아락치 외무부 차관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같이 통보하며 “피습당한 나탄즈 핵시설에 50% 향상된 성능의 개량형 원심분리기 1000대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의 60% 우라늄 농축은 역대 최고 농도다. 농축도를 높일수록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농축 수준(90%)에 도달하기 수월해진다. 핵합의에서 허용하는 우라늄 농축 농도는 3.67%이다.

미국은 이란의 이 같은 발표에 우려를 표명하며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간접적으로라도 논의를 하는 것이 해결책에 이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란이 공격 배후에 대한 복수를 천명한 지 하루만에 걸프 해역에서 이스라엘 회사 소유의 화물선 하이페리온 레이 호가 공격받으면서 중동 지역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이날 이스라엘 선박이 미사일 또는 드론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배후는 이란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핵합의상 사용 금지된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보유한 나탄즈 지하 핵시설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이후 이란은 나탄즈 핵시설 정전 사태가 핵 합의 복원을 막으려는 이스라엘의 시도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 같은 중동의 위기 고조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가 일방적으로 파기한 핵합의를 복원하려고 노력 중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겐 악재로 작용될 전망이다.

바이든 정부는 그동안 핵합의에 되돌아오겠다면서도 선행 조건으로 이란이 지금까지 어긴 핵합의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이란은 미국이 먼저 복원한 제재를 단번에 풀어야 한다고 대응했다.

‘누가 먼저 움직이느냐’를 두고 양측이 기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해법은 상호 신뢰지만, 중동의 위기와 6월 치러질 이란 대선 등과 맞물려 불신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WSJ는 “바이든 정부가 이란과 핵합의에 되돌아가는 협상을 할 때 금속 우라늄 생산을 놓고 양국 사이에 불꽃이 튈 수 있다”며 “이란은 금속 우라늄 생산을 중단한다는 제안을 카드로 사용해 협상력을 높이려 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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