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혹스러운 ‘조현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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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산시장 부인 조현 씨의 아들이 운영하는 조현화랑의 아트페어 참가를 두고 일부 언론과 미술계 일각에서 문제를 제기해 조현화랑이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바마’ 이어 ‘아트부산’ 참여 두고
일부 언론 ‘이해충돌’ 논란 보도
작품 판매 않고 전시만 하기로

조현화랑은 2021 BAMA(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에 이어 아트부산 2021에서도 작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조현화랑의 아트페어 참여를 문제 삼는 일부 시각에 부담을 느낀 데 따른 결정이다. 이에 따라 미술작품을 파는 아트페어에서 전시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이를 두고 미술계는 아트페어를 정치 논리로 과도하게 해석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현화랑은 9~11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개최된 2021 BAMA에 참여한 데 이어 내달 14~16일 개최되는 아트부산 2021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8일 BAMA VIP 프리뷰 개막 이후 일부 언론에서 조현화랑의 아트페어 참가에 대해 ‘이해충돌’ 문제를 제기했다. 8일 당일 조현화랑도 구설에 오를 것을 우려해 ‘비판매’ 방침을 정했고, 현장에는 직원 1명만 나와서 전시 부스를 지켰다.

조현화랑의 아트페어 참가 문제는 12일 서울서 열린 아트부산 기자 간담회를 계기로 다시 불거졌다. 13일 는 ‘부산시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아트페어에 부산시장 가족이 운영하는 화랑이 참가해 논란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조현화랑과 아트부산 측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현 씨의 아들인 조현화랑 최재우 대표는 “아트페어 참여가 문제가 될 것으로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시 지원금은 아트부산이 받는 것이고, 우리는 돈을 내고 참여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문제를 만들려고 하면 화랑에서 전시하는 것도 문제 삼을 것 아니냐”며 “조현화랑 역사가 30년이고, 제가 화랑 운영에 참여한 것만 15년인데 이렇게 하면 화랑 문을 닫으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아트부산 손영희 이사장은 “조현화랑은 1회 때부터 아트부산에 참여해 왔고 올해도 1월에 이미 참가 리스트가 확정된 상태였다”며 “미술시장 발전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런 논란이 나와 안타깝다”고 말했다.

2021 BAMA를 주최한 부산화랑협회 윤영숙 회장은 “조현화랑의 BAMA 참가는 이미 작년에 결정된 사항이었다”며 “아트페어에 부스가 비는 상황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도 “아트페어는 1년 전부터 약속한 것인데 안 나오는 것이 더 문제가 된다”며 “비매로 하는 것은 화랑 측의 판단이겠지만, 정치 논리로 가지 말고 정상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번 사안에 대해 조현 씨와 조현화랑 측이 더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역의 한 미술 관계자는 “일부 인사들이 줄 대기를 위해 아트페어를 활용할 수 있다는 등 말이 많은 상황에서 그림을 판매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 시장 인수위원회 격인 부산미래혁신위원회 전진영 대변인은 “조현 씨는 2019년 조현화랑을 퇴직해서 지분도 권한도 없는 상태”라며 “조 씨가 명예상 이름이 올려진 등기이사에서도 아예 빠지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오금아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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