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도 야도 정치 실종… PK 대변할 ‘든든한 중진’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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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1년, PK 정치권 성적표

정치는 ‘실종’, 정책은 ‘전무’, 미래는 ‘암울’.

여야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의 21대 총선 1주년 성적표이다. 이틀 후면 4·15 총선이 끝난 지 1년이 되지만 여야 PK 정치권의 현주소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정국을 주도하는 리더도 없고, 유력 대선 후보군에서도 PK 출신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고 정책분야에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정치인도 드물다. 사분오열과 자중지란만 난무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3년 만에 지방권력 뺏긴 與 ‘암울’
국민의힘, 중앙 정치권 소외 속앓이
정책 안 보이고 자중지란만 난무

지난해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은 전체 부울경 의석(40석)의 80%인 32석을 얻어 ‘PK 다수당’의 지위를 확보했고, 더불어민주당은 7석을 얻는 데 그쳤다.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은 유일하게 PK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그러나 총선 1주년을 맞는 여야 PK 정치권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못하다. 민주당은 1995년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후 처음으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의 지방권력을 완전 장악했지만 4·7 보궐선거를 통해 부산시장을 3년 만에 빼앗기고 말았다. 게다가 박재호·최인호·전재수 등 민주당 현역 의원들은 겉으론 ‘원팀’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사이가 별로다. 부산 현역 3인방은 민주당 내부에서 위상이 차츰 위축되고 있다.

국민의힘 PK 정치권은 더욱 심각하다. 12명의 3선 이상 PK 중진들은 존재감이 높지 않고, ‘정치 리더’의 역할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16명의 초선들은 전체 국민의힘 PK 정치권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새내기’다운 도전 정신과 패기를 내보이기보다는 정치적 의욕 앞세우기에 더 열중한다는 평이다.

심지어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선 PK 출신 당대표가 선출돼야 한다는 요구도 있지만 일부 초선은 몇몇 수도권과 비례대표 의원들이 주장하는 ‘영남권 배제론’에 동조하며 부울경 중진들의 전당대회 출마를 사실상 가로막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여야 PK 정치인들은 5~6월로 예정된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 선출과정에서 소외되는 형국이다. 다만 일부 국민의힘 PK 초선들은 당 안팎의 의견수렴 과정 없이 독자적으로 당대표 또는 최고위원 출마설을 흘려 빈축을 사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민주당 PK 현역들은 부산시장 보선 참패에도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문(반문재인) 정서 때문에 부산시장 선거에서 이겨 놓고선 마치 자신들이 잘해서 승리한 것처럼 오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권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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