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점진적 혁신” vs 吳 ‘변혁 속도전’… “우린 스타일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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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왼쪽 사진 맨 앞) 부산시장이 12일 오전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후 첫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취임 초 ‘결이 다른’ 행보가 눈길을 끈다. 박 시장은 포용과 통합에 방점을 두고, 전임 시장 공백을 메우는 데 우선 시정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인수위 격인 부산미래혁신위원회를 가동해 진단 후 처방을 내리는 데 공을 들인 뒤 서서히 ‘혁신의 파동’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비친다.

반면 오 시장은 공시지가 등 부동산 정책에 대해 여권과 각을 세우고 ‘서울형 상생 방역’을 공식화하며 코로나19 대응에도 정부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동시에 전임 시장 흔적을 지우는 데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그는 인수위 단계 없이 12일 곧바로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두 시장, 대조적 市 운영 ‘눈길’
박, 전임 공백 해소부터 ‘서서히’
초당적 협치·민주적 시정 추구
오, 솔선수범·빠른 성과 강조
부동산 정책 등도 與와 차별화
정치 공학·경험 차이서 비롯


취임 일성부터 두 시장의 대조적인 시정 운영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박 시장은 취임사를 통해 “공정, 소통, 공감을 중시하는 시정이라는 생각이 꼭 들도록 하겠다”며 “전임 시장이 추진하던 일이라 해서 무조건 외면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여야가 있을 수 없고, 초당적 협치를 하겠다”고 했다. ‘협의’ ‘설득’ ‘합의’ 등을 핵심 키워드로 “말이 통하는, 민주적인 시정을 만들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직원들에 전하는 취임사에서 “오늘부터 서울시는 다시 뛰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비록 임기 1년 남짓에 보궐선거로 당선됐지만, 최선을 다해 그동안 미흡했던 것을 보완하겠다”며 “마음을 합하면 못할 일 없다. 제가 솔선수범 열심히 뛰어 어려운 서울시민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겠다”고 했다. ‘다시 뛰자’는 메시지 발신에 중점을 뒀는데, 시 주변에선 대변혁을 예고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부산과 서울이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두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며 “당장 부동산 문제에서도 서울이 부산보다 문제가 심각해서 오 시장은 스스로 시장이 부동산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박 시장은 ‘스텝 바이 스텝’으로 단계를 밟는 시정으로 먼저 조직을 정비하고 직원들이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는 것 같다”고 봤다.

정치 공학적인 접근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박 시장은 임기를 5년으로 보고 시정을 계획하는 느낌인데, 오 시장은 1년 안에 승부를 걸겠다는 시도로 보인다”고 했다. 박 시장과 오 시장 각자의 정치 스타일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왔다. 박 시장은 합리적인 설득과 토론을 중시하고, 오 시장은 무상급식 사례에서 보듯 직을 걸 만큼 과감한 측면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 사람의 정치 경험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오 시장은 경력직 시장으로 선거에서도 바로 서울시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당선이 됐으니 뭔가 다르다는 점을 부각해야 한다”며 “박 시장의 경우 초선 의원 출신이지만 주로 정책 참모로서 국정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아무래도 여권에선 박 시장보다는 오 시장 행보에 우려를 표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박 시장 측 ‘카운트파트’로 볼 수 있는 박재호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박 시장과 하태경 시당위원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부산시민을 위한 일에는 협조하겠다”고 했다. 일단 지켜보겠다는 생각이지만, 아직은 ‘협조’에 비중을 둔 셈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오 시장에 대해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오 시장의 서울형 거리 두기를 염두에 두고 “기본적으로는 방역을 더욱 강화해야 하고, 예방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정부와 방역 당국 입장이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당 대표에 출마하는 홍영표 의원은 “(보궐선거 후)며칠 사이에 ‘강남 재건축은 몇 억 원이 올랐다’가 뉴스가 되는데, 이러면 또 한 번 (집값 불안정을 둘러싼)여러 가지 우려가 있다”고 오 시장의 부동산 해법을 겨냥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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