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어지럼증·불면증… 예측 안 되는 ‘교통사고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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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성한의원 전대성 원장이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에게 하이퍼볼트건을 사용해 추나요법 중 하나인 근막 이완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전대성한의원 제공

일반적으로 교통사고가 일어나면 당혹스럽고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다. 바쁜 직장인은 치료받을 시간도 부족하고, 초기에 별다른 증세를 못 느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시간이 지나서야 통증으로 인해 병원을 찾곤 한다. 사고 당시엔 이상이 없을지라도, 충격에 의해 몸이 일시적으로 굳어 있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통증과 후유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목, 허리, 어깨, 척추관절의 통증뿐 아니라 두통, 어지럼증, 저림, 불면증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교통사고가 났다면 빠른 시일 내 가까운 한의원이나 병원을 찾아 정확한 상담과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영상 진단 결과 이상 없어도
뼈 주변 근육·인대 손상 땐
시간 지날수록 통증 가중
합의보다 정확한 진단이 우선
한약·추나요법·약침·입원 등
한방 치료도 보험처리 가능


■영상 진단에서 발견되지 않는 후유증

교통사고를 당하면 목과 허리를 가장 많이 다친다. 사고 때 차량이 급정거하면서 고개가 확 꺾이는 ‘편타성 손상(whiplash injury)’으로 인해 경추의 항 인대(목 뒤를 싸고 있는 인대)나 요추의 근육 손상, 염좌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고가 경미하면 가벼운 타박상에 그치지만, 규모가 큰 사고는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으며, 고비를 넘긴 뒤에도 후유증으로 장기간 고통받게 된다. 엑스레이 상 이상이 없어도 계속해서 통증을 느끼는 것은 뼈는 괜찮으나 주변에 있는 근육과 인대들이 손상당했기 때문이다. 심한 충격을 받으면 시간이 지나수록 통증이 점점 더 가중되는 경우가 많으며, 근육의 긴장이 풀리면서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전대성한의원 전대성 원장은 “교통사고를 당하면 엑스레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영상적 진단에서 기질적 손상이 발견되지 않는데도 불편감과 후유 증상들이 존재한다. 사고 당시 검사에선 이상이 없으나, 몇 년 뒤 후유증이 발생하기도 한다”면서 “한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여러 교통사고 후유증은 대부분 사고 때 충격으로 인한 어혈(瘀血)에 기인하는데, 한의학에선 오래 전부터 교통사고 후유증과 유사한 낙상, 골절, 타박상, 만성 통증 등을 치료해 왔다”고 설명했다. 어혈은 혈액이 정상적인 생리 기능을 상실한 채 순환되지 않고 경맥에 쌓여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야간에 증상이 심하고 고정된 한 부위에 계속해서 통증을 유발하는 특징이 있다.



■추나요법과 약물치료

교통사고 후 한약, 추나, 약침, 입원 등 사고와 관련된 치료비용은 전액 교통사고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 따라서 본인부담금이 없으며, 치료에만 집중하면 된다. 이전에 비해 한방을 통한 치료 장점이 널리 알려지면서, 한의원에서 치료받는 교통사고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환자들도 93%가 넘는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대한한의사협회 조사).

한의원에서 받는 교통사고 치료엔 추나요법이 있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이나 신체 일부분, 추나 테이블 등 기타 보조기구를 이용해 환자의 신체구조를 원위치로 맞추는 수기치료법이다. 교통사고로 틀어진 골격 불균형, 골반 틀어짐 등에 시행하며, 사고 건당 20회까지 보험이 적용된다.

전대성 원장은 “추나요법을 시행하면 척추를 이루고 있는 목과 허리의 긴장·압박이 풀어지며, 혈류가 좋아지고 몸의 균형이 잡히면서 회복이 빨라지게 된다”며 “좁아졌거나 틀어져 있는 척추를 바로잡아줌으로써 척추의 비정상적인 압박을 줄여줘 통증이 완화된다”고 말했다.

추나와 더불어 약침치료도 시행한다. 어혈을 풀어주는 약침, 봉독을 이용한 약침, 태반 성분을 이용한 자하거 약침 등 다양한 요법으로 치료한다. 약침을 맞게 되면 통증 부위의 활성 산소가 빠르게 제거되며, 산성화된 통증 부위가 중화돼 통증이 빠르게 줄어든다. 또한 인대를 강화해 주고 손상된 세포 회복에도 도움이 돼 관절의 기능도 좋아진다.



■완벽히 회복될 때까지 치료 필요

일반적으로 교통사고 후 3주 동안은 매일 치료가 가능하다. 3주까지는 매일 침, 약침, 부항 등 치료가 가능하며, 이후 3개월은 주 2~3회, 그 뒤 6개월은 주 2회가량 치료받을 수 있다. 6개월 지나면 매주 1회 치료가 가능하다(보험 적용).

전대성 원장은 “상식적으로 상대방의 과실로 인해 사고가 난 경우는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치료받아야 한다. 그렇게 해도 사고 이전 상태로 100%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둘러 합의하기보다는 후유증이 생기지 않도록 제대로 치료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고가 크게 나거나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입원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외래의 경우에는 하루에 한 번 침 치료가 가능하지만, 입원 치료의 경우 기본적으로 오전·오후로 나눠 침 치료 2회를 받으며, 약침, 한약, 추나, 물리치료 등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식약동원(食藥同源)’이란 말처럼 음식도 약과 같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한의원에서 매일 세 끼 엄선한 식단에 맞춰 식사도 제공된다. 한의원에 따라 족욕실이나 한방요법실을 통한 충분한 치료도 가능해 더욱 집중적이고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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