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바람, 여 ‘대선 레이스’ 영향 줄까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전면적 쇄신론은 여권의 차기 대권 레이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권 재창출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위기감 속에 여당이 쇄신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면서 대선주자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지금껏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변수의 등장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차기주자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선거에 직접 뛰어들지 않아 참패 책임론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지만 마냥 여유를 부릴 수 없는 상황이다. 재·보선에서의 참담한 패배로 확인된 것처럼 정치 지형 자체가 여권에 불리해졌다는 점은 당내 1위인 이 지사로선 고민되는 지점이다. 이대로는 본선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를 감안한 때문인지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선 반성과 성찰이 우선이다. 직분에 충실하면서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금은 성찰 우선”
이낙연, 일정 보류하고 장고
정세균, 반전 계기 구상
‘제3후보’ 떠오를 가능성도

전직 당대표이자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책임론을 오롯이 안고 가야 할 이낙연 전 대표는 상당 기간 대선 레이스에서의 거리 두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재·보선이 끝나면 대담집 출간이나 연구소 출범 등을 통해 세몰이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당분간 보류했다. 일각에서는 대선 불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쇄신 국면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장고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달 안에 총리직에서 사퇴하고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에도 당심을 적극적으로 파고들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지지층 등이 겹치는 이 전 대표의 입지가 재·보선 패배로 위축되면서 정 총리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

쇄신론과 함께 ‘새 인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 현재 거론되는 인사를 제외한 제3후보들이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광재·박용진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대선 경선 일정을 연기하자는 요구가 나올 수도 있다. 현 당헌에 따르면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은 오는 7월부터 시작돼야 한다. 하지만 재·보선 참패를 수습하고 후보들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

출발이 늦은 주자들에게는 유리할지도 모르지만 이재명 지사와 같이 여론조사 선두권 인사들이 극명하게 반발할 경우 당 내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석호 기자 psh21@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