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랩으로… 보수동 책방골목 살리기 팔 걷은 혜광고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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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쇠퇴하고 있는 ‘보수동 책방골목’의 명맥을 잇기 위해 ‘책방골목 전담 공무원’(부산일보 2월 14일 자 2면 보도) 채용을 추진한 부산 중구청이 이번엔 부산 혜광고등학교와 손을 잡고 책방골목 살리기에 나선다.

11일 부산 중구청은 “혜광고등학교와 책방골목 상생 프로젝트 ‘함께읽길’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고 밝혔다. 중구청은 혜광고등학교 3학년 학생 147명을 대상으로 서점 주인과 연계한 ‘청소년 독서 멘토링’ ‘진로 독서 상담’ 등을 진행한다. 구청이 책방골목 살리기 일환으로 학교와 MOU를 체결해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학교 진학을 앞둔 3학년 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적성을 확인하고 학생들의 책방골목에 대한 관심도 늘리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독서토론에는 책방골목에 위치한 31개 서점 점주 모두가 참여한다.

중구청과 상생 프로젝트 MOU
서점과 ‘진로 독서 상담’ 등 진행
디지털 앨범·뮤직비디오도 제작
동주여고 8명도 기획에 동참

특히 혜광고 학생들은 보수동 책방골목 살리기를 위한 음반과 뮤직비디오도 제작한다. ‘북 스트리트 인 부산(Book Street in Busan)’이라는 제목의 디지털 싱글 앨범은 사라져가는 책방골목의 추억을 공유하고 헌책의 소중함을 담은 가사를 학생들의 ‘랩’으로 풀어냈다. 뮤직비디오에 혜광고 학생들이 직접 출연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MOU는 부산 동주여고 학생들과 ‘보수동 책방골목 와보시집’을 발간했던 김성일 국어교사가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김 교사는 지난해 5월 보수동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해 동주여고 학생들과 ‘책방골목 와보시집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김 교사와 함께 학생들이 책방골목을 주제로 쓴 시 200여 편을 묶은 시집과 책방골목을 주제로 한 단편영화가 화제를 모았다.

김 교사는 올해 책방골목 기획을 한층 더 확장했다. 참여 인원은 지난해 동주여고 동아리 ‘예그리나’ 소속 8명에서 혜광고 3학년 학생 147명으로 늘어났다. 책방골목뿐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김 교사는 “올해 모교인 혜광고등학교로 전근을 오게 되면서 작년 책방골목 기획을 후배들과 함께 이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마침 고3 담임을 맡게 되었는데 학생들도 흔쾌히 먼저 하겠다고 나서 진로독서활동으로 연계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진봉 중구청장은 “청년은 물론 시민들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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