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타고 내릴 때, 제가 직접 문 여닫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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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시장님께서는 직접 차 문을 열고 닫으십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취임한 다음 날인 지난 9일 아침, 부산시청 내 모든 직원들에게 이런 내용의 메시지가 전파됐다. 박 시장 취임 이후 첫 공식 업무 지침이나 다름없었다.

박 시장 “‘차량 문 의전’ 말라”
소통 취지였지만 질책 난무한
주무 과장 차량 동석도 않도록
市 ‘안정·정상화’ 메시지 주력

시청 내 정보망을 통해 각 실·국에 배포된 이 메시지에는 “신임 시장님이 참석하는 각종 외부 행사나 회의 때 직접 차 문을 여닫으신다고 하니 과장님, 국장님 등 참석하시는 분이 의전을 하지 마시고 그냥 대기하다가 맞아 달라”고 쓰여 있었다.

박 시장은 취임 이후 다른 기관이나 현장에 방문할 때에도 주무 부서장을 차 옆자리에 앉히지 않고 있다. 오거돈 전 시장 때는 이동 중 주무 과장이 옆자리에서 세세한 브리핑 등을 하는 의전이 이뤄졌다. 서병수 전 시장의 경우 ‘차 문 의전’은 받았지만, 과장급을 태우지는 않았다.

부산시의 한 직원은 “과장님들이 오 전 시장님 차에 어떻게 하면 타지 않을 수 있을까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또 “꽤 장거리를 이동할 경우 차에서 내릴 때 얼굴이 하얗게 질린 표정이었다”며 “시장님은 소통한다는 취지였지만, 여러 질문과 그에 따른 질책이 매번 엄청났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다른 정무·인사 후폭풍을 우려하던 부산시 내부에서는 박 시장 취임 직후 꽤 안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박 시장이 취임사와 언론 브리핑 등을 통해 취임 일성으로 안정과 정상화, 공무원 신뢰라는 메시지를 거듭 밝히자 나온 반응이다. 부산시는 이참에 시장 관용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할지를 놓고 고심이다. 현재 부산시장 관용차는 친환경 차량이 아닌 제네시스다.

부산시 관계자는 “서울시장 관용 차량이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라며 “지방자치단체장이 친환경 차량을 이용하도록 정부가 독려하는 상황도 고려해 현재 적당한 차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 시장은 대시민 첫 외부 행사로 오는 16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 경기에서 시구할 예정이다. 박세익 기자 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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