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울, 쇼핑으로 풀자” 백화점 ‘보복 소비’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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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세일 중인 백화점으로 고객이 몰리면서 부산 소재 백화점들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1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의 한 백화점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이달 초부터 봄 정기세일이 진행 중인 부산지역 백화점으로 고객이 몰려들고 있다. 주말마다 백화점 주변은 고객들의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부산 소재 백화점들의 올 1분기 매출이 급증한 데 이어 봄 정기세일까지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인데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보복 소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움츠렸던 소비자들 북새통
봄 정기세일 매출 크게 늘어
부산, 롯데 36%·신세계 90% ↑
패션·가전 등 품목도 다양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부산지역 롯데백화점과 신세계 센텀시티의 올 1분기(1~3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 40% 증가했다. 매출이 곤두박질쳤던 색조 화장품과 여성 의류의 판매는 배 이상 증가했다. 또 등교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아동복 판매 실적도 154% 늘었다.

백화점 매출 증가는 봄 세일 기간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봄 정기세일은 이달 2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며 소비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알려져 있는데 부산에 있는 백화점마다 기록적인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을 보면 봄 세일 중간 매출(2~11일)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늘었다. 신세계 센텀시티 매출 증가세는 더 가파른데 이 백화점 매출은 같은 기간에 90% 이상 증가했다. 이들 백화점을 방문한 고객 수도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다.

봄 세일 동안 패션, 스포츠, 잡화 등 그동안 부진했던 품목이 잘 팔렸다. 정부의 집합제한조치 강화와 완화가 반복되면서 중간 중간 외출이나 외부 활동을 즐기는 시민이 빠르게 늘어난 데 따른 소비 현상으로 보인다. 특히 봄을 맞은 계절적 요인도 이런 소비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롯데백화점에서는 가전, 소형가전, 주방 등 리빙 상품군 매출도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신세계 센텀시티에서는 남녀 패션과 스포츠 분야의 매출이 50% 이상 늘었다. 세일 기간 동안 할인이 이뤄지지 않는 해외 명품 매출도 90%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매출 증가에는 무엇보다 보복 소비 현상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복 소비는 질병, 재난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다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소비 심리를 부추기면서 보복 소비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많은 소비자가 해외여행, 외식, 공연 관람 등 코로나19 여파로 사용하지 못한 돈을 백화점 매장과 봄 세일 기간에 쓰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백화점을 이용했다는 시민 이 모(35) 씨는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인식도 강화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조금씩 줄어 백화점 매장 정도는 가도 되겠다는 생각”이라며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해외 여행비다 외식비다 썼을 돈이 좀 모이다 보니 이번 봄 세일 기간에 옷이랑 가전제품을 몇 가지 샀다”고 말했다.

신세계 센텀시티 관계자는 “앞으로 백신 접종이 확산되면 보복 소비 현상은 한층 두드러질 것”이라며 “앞으로 방역을 철저히 하는 한편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소비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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