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 중화기 공격 82명 ‘집단 학살’ 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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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경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하룻밤 새 목숨을 잃은 미얀마 시민이 최소 8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 양곤에서 100명 가까이 숨진 지난달 14일 이후 단일 도시에서 하루 만에 가장 많은 시민이 사망한 수치다.

10일(현지시간)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을 인용한 로이터와 AP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경이 지난 8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양곤 인근 바고 지역에서 반쿠데타 거리시위에 나선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발포해 최소 82명이 목숨을 잃었다. 군경은 시위대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유탄발사기류와 박격포를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유탄발사기·박격포까지 동원
8일, 시위대 향해 무차별 발포
“현재까지 희생자 700명 넘어”
시민 무장저항에 내전 양상도

AP통신은 이러한 중화기 사용 여부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게재된 현장 사진에 박격포탄 파편으로 보이는 물체가 있었다고 전했다. 군경이 시신을 쌓아 놓고 해당 구역을 봉쇄하는 바람에 사망자 수가 늦게 집계됐다. 시위대 관계자는 “집단학살 같았다”고 밝혔다.

AAPP는 지금까지 군경의 폭력으로 사망이 확인된 시민을 701명으로 집계했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시민들이 군부의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를 진압하러 온 군인들에게 매복 공격을 감행하고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경찰서를 습격하는 등 미얀마 사태가 점차 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미얀마 나우는 중부 사가잉 지역의 따무 주민들이 전날 시위 진압을 위해 마을로 들어오려는 군인들에게 사제 수렵총을 발사하면서 교전을 벌여 적어도 군인 3명과 주민 1명이 숨졌다고 11일 보도했다.

아라칸군(AA)과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등 3개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은 지난 10일 아침 샨주 라시오 부근의 나웅 몬 경찰서를 습격했다. 이번 습격으로 최소 8명의 경찰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미얀마 군부가 인터넷 접속 차단 수위를 높이면서 미얀마 활동가들이 유인물을 통해 시위 소식을 공유하고 나섰다. ‘정보 암흑’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위 동력을 살리기 위한 궁여지책인 셈이다.

가장 먼저 등장한 소식지 ‘시또’ 또는 ‘투워즈(Towards)’는 7쪽짜리 소식지로, 저항 운동과 관련한 기사 및 시 등이 실려 있다. 화염병이라는 뜻의 ‘몰로토프’는 이달 1일 처음 모습을 보였다. 지난 5일 처음 나온 ‘봄의 목소리(The Voice of Spring)’은 인쇄물 형태와 함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로도 내용을 전한다. 양곤 시내를 중심으로 배포되는 투워즈와 몰로토프와 달리 양곤뿐만 아니라 시골지역에도 배포되고 있는 봄의 목소리는 주로 거리나 시장에서 젊은 활동가들이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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