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충렬사 참배, 11시부터 공식 시장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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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근 하는 ‘박 당선자’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선자는 8일 바로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7일 시민들이 부산시청 로비를 지나가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4·7 보궐선거에서 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박형준 부산시장 당선자는 8일부터 부산시청으로 출근해 시정 정상화에 시동을 건다. 지난해 4월 23일 오거돈 전 시장이 직원 성추행으로 갑작스럽게 사퇴한 지 정확히 351일 만이다.

박형준 당선자 취임은 이전의 오거돈 부산시정을 두 가지 측면에서 정상화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비정상적으로 확대된 정무 조직의 과도한 시정 개입 등으로 난맥상과 파행을 겪었던 부산시정을 정상으로 되돌려놓고, 또 1년 동안 부산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파행적으로 운영된 부산시정을 비로소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박 당선자 한 측근은 “오거돈 부산시정은 정무 조직이 점령군처럼 부산시 직원들을 위에서 끌어가면서 파행을 겪었다”며 “경험과 역량을 가진 기존 행정 조직을 포용하고 활용하면서 시정을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351일 만에 시정 정상화 시동
자치경찰제 도입 등 현안 산적
인사·활력 불어넣기 관심 집중
취임식은 비대면으로 진행할 듯

박 당선자는 취임 첫날인 8일 오전 8시께 동래구 충렬사 참배로 일정을 시작한다. 충렬사는 임진왜란 때 부산에서 순절한 호국 선열의 위패를 모신 사당으로 역대 부산시장이 당선 이후 가장 먼저 찾은 곳이다. 부산시청 2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이 동행한다.

박 당선자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법적으로 부산시장 지위를 갖는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보궐선거 개표 결과를 바탕으로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당선자 확정을 위한 회의를 연다.

부산시 선거관리위원장인 전상훈 부산지방법원장이 오전 11시 당선 결과를 공표하면 그때부터 부산시장으로서의 법적 지위가 확정된다. 회의가 끝나면 박 당선자는 곧바로 당선증을 전달받는다. 취임날과 퇴임날이 정해져 있는 통상적인 지방선거와 달리 전임 시장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라 이 같은 절차로 진행된다.

취임식은 비대면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과 화상 중계를 통해 시장으로서 메시지를 시민과 부산시 직원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통상 시장 취임식은 시청 1층 대강당에 직원들을 모아 놓고 꽃다발 전달과 취임사를 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다시 대유행 국면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폐쇄된 공간에 소수의 인원이라도 모아 위험을 초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오 전 시장도 2018년 취임 당시 태풍 ‘쁘라삐룬’의 부산 상륙에 대비해 취임 행사를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취임사를 발표한 바 있다. 취임 행사 대신 지역사회 코로나 확산세를 감안해 선별진료소 등을 방문해 의료진과 시민을 격려하는 일정도 검토된다. 시민 김성훈(41·해운대구) 씨는 “가뜩이나 침체한 부산에 코로나19까지 확산하면서 희망의 불씨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며 “새로운 시장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는 자치경찰장위원회 위원 선출 등 자치경찰제 도입과 관련한 행정절차 등 시급한 현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 시청 내부에서는 조직개편과 인사 등을 놓고 기대 섞인 긴장감이 감돈다. 이전과 달리 야당 소속 부산시장과 여당이 장악한 부산시의회가 마주하는 것이어서 적잖은 갈등도 예상된다.

박세익·안준영 기자 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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