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전략통’이자 YS 국정운영 밑그림 그린 ‘보수 논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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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은 누구

박형준 부산시장 당선자는 최고의 전략통이자 대표적인 ‘보수 논객’으로 통한다.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를 스스로의 이념적 좌표로 두고 있는 그는 논리정연하면서도 막힘 없는 화법을 구사하는 달변가로도 정평이 나 있다. 박 당선자는 1960년 부산 동구 초량동에서 막내로 태어났다. 7살 때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이사 가면서 ‘부산 사투리를 못 하는 부산 사람’이 됐다. 서울 숭덕초등, 동국대사범대부속중, 대일고를 마친 뒤에 1978년 고려대 사회학과에 입학했다. 1980년대 초반 고려대 문학 동아리에서 이번 선거에서 맞붙은 김영춘 민주당 후보와 같이 활동했다. 마르크스·레닌주의에 심취해 운동권에서 치밀한 이론가로 활동했고, 이념서적을 여러 권 내기도 했다. 시위 도중 최루탄 파편에 오른쪽 눈을 다치는 바람에 군대를 면제받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학 졸업 뒤 1984년 <중앙일보> 기자로 일하다 고려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1991년 동아대 교수가 됐다. 이후 부산의 시민사회 활동가로 사회운동에 나섰다. 1995년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획위원장과 1999년 지방분권부산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1994년에는 김영삼 정부 정책자문기획위원을 맡아 YS 정부 국정운영의 밑그림을 그리는 등 제도권 정치권을 넘나들기도 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부산 수영구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세련된 언변과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나라당 대변인을 지냈고, 소장파 개혁성향 의원모임인 ‘수요모임’을 주도하면서 친이계의 전략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재선을 노렸으나 친박근혜계를 표방한 무소속 유재중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정치인 박형준’으로서 운명의 기로에 선 그를 다시 불러 세운 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선대위 대변인과 정권인수위원회에서 뛰어난 기획력을 발휘한 그는 홍보기획관으로 청와대에 진출한 뒤 정무수석, 사회특별보좌관 등을 지내며 ‘MB정권의 핵심 실세’로 부상했다.

그는 2012년 19대 총선 때도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으나 낙천해 무소속으로 재도전했지만, 또다시 유 전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동아대 교수로 돌아온 그는 이번에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부름을 받아 2014년부터 2년간 장관급인 국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는 종합편성채널의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고정출연하면서 ‘보수 논객’으로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토론 맞수’였던 유시민 전 의원에게 밀리지 않는 언변을 과시하며 ‘말이 통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해 21대 총선 때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중도·보수 진영 간 통합을 주도했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총선을 진두지휘했다. 지난해 4월 오거돈 전 시장의 사퇴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되자 “혁신적 민주적 리더십으로 고향 부산의 변화를 이끌겠다”며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 초반부터 ‘대세론’을 굳건히 유지해 오다 낙승을 거두고 부산시청에 입성하게 됐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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