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격차에 민주당 캠프 ‘충격’ …국민의힘 “부산시민의 승리” 환호
7일 오후 8시 15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의 선거사무소 표정은 극명하게 갈렸다.
박 후보 측 부산진구 범천동 선거사무소에선 64% 대 33%로 김 후보를 31%포인트(P)나 크게 앞서는 것으로 예상되자 사실상 승리를 자축하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박 후보는 관계자들을 잠시 격려하고, 10여 분간 개표방송을 지켜본 뒤 소감을 밝혔다.
그는 “민심이 무섭다는 것을 느낀다”며 “이번 선거는 무엇보다 민심이 이 정권의 실정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했다. 선거 현황을 생중계하는 TV가 설치된 박 후보 7층 사무실에는 서병수·조경태·하태경·이헌승·이주환·김미애·황보승희·정동만·안병길·백종헌·김희곤 의원, 박민식 전 의원, 박성훈 전 경제부시장 등이 박 후보와 함께했다. 눈시울이 붉어진 이헌승 의원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는데, 그는 “생각보다 격차가 커 뭉클했다”고 했다.
선거기간 내내 부산에 머물며 박 후보 곁을 지킨 하태경 총괄선대본부장은 “위대한 부산시민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자만하지 않겠다”며 “국민의힘 한번 믿어보겠다고 응원해 준 청년들에게 반드시 보답하는 청년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민주당 김 후보 캠프는 출구조사 결과를 접하고 충격에 빠진 분위기였다. 예상보다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결과에 김 후보는 아무 말 없이 방송 화면을 바라봤다. 이광재 의원은 두 눈을 질끈 감았고 박재호 의원은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 후보는 5분여 뒤 자리에서 일어나 캠프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부 참석자는 김 후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고 이에 그는 대답 대신 두 손을 꽉 쥐었다. 캠프 관계자들도 이내 김 후보를 따라 자리를 비웠으며 일부만 남아 착잡한 분위기 속에 개표를 지켜봤다. 박 의원은 출구 조사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심은 어쩔 수 없지만 참으로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민지형·이은철 기자 oa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