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공약’ 어반루프, 화제성만큼이나 실현 가능성 의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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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뭐가 있나

박형준 부산시장은 어반루프(도심형 초고속철도), 1조 2000억 원대의 요즈마 펀드 등 ‘과감한 상상’을 부산의 미래비전으로 제시하며 선거 초반부터 이목을 모았다.

하지만 부산시청 안팎에서는 코로나19 위기 속에 1년 남짓한 임기의 시장이 의미 있는 진전을 거두기에는 다소 버거운 과제들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5분 생활권 미래비전으로 제시
10년 내 완공 될까 회의적 시각도
1조 원대 요즈마 펀드, 신뢰성 관건
산학협력 강화 공약엔 기대 높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요청해 박 시장이 제출한 10대 핵심공약에 따르면 박 시장은 어반루프 건설을 1순위 공약으로 내세웠다.

기업현장 연수기반 산학협력 체계 구축 및 도심형 청년일자리 확대, 공공부지 활용 적정주택 공급, 부산오페라하우스 활성화를 위한 세계적 오페라 페스티벌 유치, 펫 테마파크 조성, 저출산 예산 1조 원대 증액, 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 운영, 원스톱 통합돌봄창구 운영, 북항 복합리조트 조성 추진, 데이터 거래소 및 데이터 결합 전문기관 유치 등도 10대 공약에 포함됐다.

부산을 ‘15분 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1호 공약인 어반루프는 화제성만큼이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 역시 높다. 박 시장은 “기술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다른 지자체에서도 유치를 추진 중”이라며 “예산 측면에서도 KTX 사업비의 30~40% 수준에 불과하다”고 못 박은 바 있다.

그러나 부산시 관계자는 “교통 인프라 확충을 비롯한 여러 대규모 프로젝트가 국비 확보 등의 문제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진 중인 프로젝트들의 물꼬를 트는 데만 수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 10년 내 어반루프 완공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경실련 관계자는 “KTX 노선 조정 등 광역 교통체계 구축, 도시철도 연장 등 어반루프보다 시급한 지역 현안이 많다”며 “어반루프가 포함하는 교통축 개선과 역세권 개발은 해당 지역에 대한 투기 가능성을 확대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 꼽은 공약의 경우 요즈마 펀드의 신뢰성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부산의 한 창업 전문가는 “요즈마 그룹은 수도권의 여러 지자체와 사업을 시도했으나 실제 활동은 미미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그룹이 1조 2000억 원대의 지역 펀드를 조성한다는 것을 업계에서는 쉽게 믿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 시장이 강조한 산학협력 강화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산학협력 거버넌스가 있지만 여러 분야에서 맞춤형 산학협력이 미흡했던 게 사실”이라며 “새 시장은 산학협력에 대한 이해가 높은 만큼 사업 추진이 한층 원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른 주요 공약에 대해서도 부산시 관계자는 “시행 로드맵, 예산 배분 계획 등 구체적인 안을 받아 봐야 부산시가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과 조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1년 3개월 남짓한 임기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우선은 현안 브리핑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익·안준영 기자 j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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