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시장 ‘위기의 부산’ 구출할 강한 리더십 발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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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부산시장 보궐선거 개표 결과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를 상당한 격차로 앞서고 있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역시 박 후보가 64% 득표로 김 후보(33%)를 압도해 당선이 확실시된다. 엄중한 민심이 부산·서울 시장 모두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새 부산시장이 해야 할 일은 그야말로 산적해 있다. 당장 코로나19 4차 대유행 저지에 나서야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비상상황을 맞아 지역에 물 샐 틈 없는 방역이 이루어지도록 고삐를 죄어야 한다. 코로나를 잡지 못하면 민생도 경제도 없기 때문이다. 동시에 지난해 4월 이후 대행체제가 이어지며 생긴 시정 공백을 속히 메워야 한다. 책임을 지고 결단을 내릴 수장이 없으니 업무 추진의 동력이 떨어졌다. ‘위기의 부산’은 더 이상 정체돼 있을 시간이 없다. 시장은 부산의 여러 현안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일자리 만들어 경제 회복이 최우선
가덕신공항·부산엑스포 속도 내고
시정 위해 여권에 먼저 손 내밀어야

코로나 발생 일 년 만에 자영업 중심의 취약한 부산지역 경제구조는 무너지고 있다. 문을 닫은 가게와 일자리를 잃은 시민이 너무 많다. 가족과 사회의 위기로 직결되는 문제다. 일자리가 절실했기에 시장 선거를 앞두고 전 세대를 아울러 부산시민들이 공통으로 내놓은 주문이 경제 살리기였다. 구체적으로는 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요구했다. 전임 부산시장들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IT기업은 물론 제조업조차 지방이 어떤 조건을 제시해도 외면하고 수도권으로 향하는 지경이다. 일자리가 없고 미래가 불투명하다 보니 청년들이 부산을 떠난다. 일자리 부족은 지역 인재 유출로, 인구 감소는 출산율 저하와 대학의 위기로 악순환되고 있다.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이 고리는 끊을 수 없다. 마침 부산상의도 젊은이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부산에서 일자리를 가지도록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시와 상의가 머리를 맞대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가덕신공항은 53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새 시장은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가 열리기 전인 2029년까지 가덕신공항이 개항하도록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여권 인사 대부분이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빠른 사업 추진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야당이 시장이 되면 가덕신공항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도 엄연히 존재한다. 새 시장은 속히 국토교통부와 국회를 찾아 가덕신공항의 조기 건설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 시장 부재로 주춤했던 부산엑스포 유치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가덕신공항·부산엑스포·부울경 메가시티 구축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현안이다. 부산의 미래가 달린 일에는 시장이 앞장서야 한다. 부울경 시도지사가 여야로 갈리면서 힘겨루기나 주도권 다툼을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엑스포 유치는 북항과 원도심 통합 문제로 이어진다. 북항재개발과 가덕신공항을 부산의 동서격차를 해소시키는 지역균형발전의 계기로도 삼아 보자.

이번 보선은 네거티브 전략만 난무한 최악의 선거였다. 시장 선거를 내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기며 진영 논리에 함몰되면서 지역을 위한 정책 경쟁은 사라졌다. 박 후보도 정권 심판을 시종일관 강조했다. 주지하다시피 시장은 정치가이지만 행정가의 비중이 더 높은 자리다. 정부와 여당의 협조 없이 부산의 현안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부산시의회 역시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박 후보는 비록 선거 과정에서는 색깔론을 내세워 경쟁했지만 이제부터는 정치적 지향이 다른 인사까지 모두 끌어안고 통합해야 한다. 약속대로 국민 통합의 시대를 열기를 바란다. 편 갈라 싸우고 있기에는 부산의 상태가 너무 위중하다. 새 시장은 강력한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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