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방치 옛 국과수 남부분원, 영도 발전 ‘걸림돌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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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구 동삼동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남부분원 옛 건물. 관리 주체인 부산대병원은 2011년 마지막으로 사용된 이곳을 교육시설로 활용하려고 했으나 예산 부족 때문에 10년 가까이 방치해 왔다.

부울경 과학수사의 총본산이던 부산 영도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남부분원 옛 건물이 10년째 방치돼있다. 동삼혁신도시 등 급변하는 영도구의 노른자위 땅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관리주체인 부산대학교병원의 무관심으로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1993년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 건립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남부분원은 18년 간 연구소로 사용됐다. 연면적 3809㎡에 3층짜리 근린공공시설 1개동과 부속건물 4개동 규모다. 2011년 남부분원이 경남 양산신도시로 이전한 이후 빈 건물들로 방치됐다.

동삼혁신도시 인근 노른자위 땅
2011년 이후 버려져 잡초 무성
관리 위임 부산대, 존재조차 몰라
교육부 “별다른 제재 방법 없다”
“지역 발전에 보탬됐으면” 여론


현재 이 부지와 건물의 관할 기관은 교육부이고, 관리 권한을 부산대학교가 위임받은 상태다. 부산대는 2012년 부산대학교병원에 건물을 무상사용하도록 대여했고, 병원 측이 교육시설로 활용하려고 했지만 불발되면서 그대로 10년 가까이 버려졌다.

건물은 관리가 안되어 창문을 막은 판자는 부서지고, 경비실은 마른 풀로 뒤덮힌 상태다. 본관 건물 앞에는 풀과 나무가 무성히 자라있다.

남부분원이 잊혀져 가는 것과 정반대로 영도구 동삼동은 급변하고 있다. 부산도시공사가 2007년부터 61만 6000㎡ 넓이의 동삼혁신도시를 조성했고, 2018년에는 국토부가 동삼혁신도시를 첨단해양신산업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지금도 부산시는 현재 이 일원에 대기업, 중소기업 등 63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STEM 빌리지를 조성 중이다.

동삼혁신도시 조성 등으로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는 영도구 입장에서 동삼동 알짜배기 땅에 자리잡은 이 건물은 더이상 팽개쳐 둘 수 없는 골칫거리인 셈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남부분원 인근에는 1228세대 규모의 동삼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공사가 한창이다. 동삼동 주민 김민지(25) 씨는 “어렸을 적 동네에 시체를 부검하는 곳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오래 방치된 줄 몰랐다. 이 공간을 주민들이 쓸 수 있도록 활용이라도 하면 지역 활력에 도움이 될텐데 건물이 낡은게 훤히 보이니 보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관할 지자체인 영도구청은 해당 부지가 아깝지만 활용할 권한이 없어 지켜만 보는 입장이다. 영도구청 건설과는 “국토교통부 소유 부지에 대해서는 구청도 권한을 갖고 있지만, 교육부 소유 재산은 구청이 손 쓸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방치된 시간이 오래되다 보니 학교 측에 대여를 받은 부산대학교병원은 ‘그런 건물이 있는지도 몰랐다’는 반응이다. 부산대학교병원 관계자는 “지금도 별다른 활용 계획은 없다. 건물을 활용하려면 리모델링이나 공사가 필요한데, 예산이 부족해 관리만 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리 주체의 의지 부족 탓에 향후에도 영도 주민이 이곳 알짜배기 부지를 활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육부 감사실 측 역시도 “부산대가 국유재산 관련 부서에서 내린 관리 지침이나 국유재산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면 별다른 제재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글·사진=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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