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금융중심지 도약, 파생금융 특화도 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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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인터뷰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6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61층 한국거래소 이사장 접견실에서 부산 금융중심지의 과제와 한국거래소의 역할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부산의 금융중심지 도약을 위해 거래소도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국제금융도시 부산. 여전히 어렵기만 한 구호다. 6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만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역시 ‘쉽지 않은 길’이라고 표현했다.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취임한지 100일 하고도 일주일이 지났다. 취임 초기인만큼 무한긍정의 메시지를 던질 법도 하건만, 그는 그러하지 않았다. 그런데, 되레 그런 솔직하고 객관적인 언사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에 더욱 믿음이 갔다.

부산서 발생되는 ‘파생거래대금’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보다 많아
이달 중 중앙청산소, 본부로 격상
우수 인재 부산 영입 대책 구상 중

그는 ‘거래소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손 이사장은 “부산 금융중심지가 파생금융으로 특화되는 것에 대해 부산시민들의 아쉬움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부산에서 일어나고 있는 파생거래대금은 코스피, 코스닥 거래대금을 합한 것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최근 장외파생상품 거래정보저장소(TR)가 부산에서 출범했고, 이어 이달 중 중앙청산소를 독립해 부산의 청산결제본부로 격상시키면 부산 거래소가 전체 자본시장에서 맡게 될 역할은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능만 부산으로 집중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도 부산으로 불러와야 한다. 손 이사장은 “부산 근무에, 파생 근무에 지원하는 거래소 직원들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우수한 인적 자원들이 서울보다 부산 근무를 선호하게 되면 그만큼 부산에서의 거래소 기능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고, 지역 사회에 거래소가 뿌리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손 이사장이 취임 당시부터 강조해 온 이른바 ‘거래소의 부산 본사 2.0 시대’다.

손 이사장은 코스피가 뜨겁던 지난해 12월 21일 취임했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2778이었고, 다음 달 7일 3000을 돌파했다. 부산 금융중심지만큼이나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사인 주식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그는 “최근 조정장이지만, 장기적으로 긍정적 신호가 많아 지금 투자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며 “다만 ‘빚투’나 단기매매보다는 장기투자로 접근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5월 초 재개되는 공매도 우려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했다. 무차입공매도 등 불법행위에 대한 감시나 처벌도 강화됐다. 이를 두고 “고속도로 촘촘히 과속카메라를 설치했고, 처벌도 엄해졌다. 과속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 내내 부산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서울 출생이지만 부산에서 잠시 살기도 했다. 고등학교 3학기를 부산에서 보냈다. 1년 6개월이 인생에 얼마나 길겠냐 싶지만, 추억의 되새김이 가장 많은 고교시절이다. 인터뷰 간간히 던지는 부산 사투리도 거의 네이티브급이다. 여전히 당시 친구들을 만난다고 한다. 부산에 대한 애정만큼 최근 부산의 침체가 누구보다 안타깝다고 했다. “전국 어디를 다녀봐도 부산만큼 매력적이고 많은 잠재력을 내포한 도시가 없다”며 “부산시민들을 위해서라도,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다시금 부산이 부활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것은 바로 가덕신공항 유치다. 그는 “부산에 모처럼 찾아온 절호의 기회다. 가덕도신공항과 신항, 첨단배후산업단지 등이 연결되고 그에 따른 파이낸싱 수요가 생겨나고, 거기서 금융이 제 역할을 할 때, 비로소 부산이 국제적으로 으뜸가는 금융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거래소도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찾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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