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뒤죽박죽 동백전, 시민 불편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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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지역화폐 동백전이 운영사 교체 과정에서 시민들을 극심한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최근 닷새 동안이나 동백전 서비스 자체가 중단된 데 이어 새 운영사가 서비스를 재개하면서 신규 카드 발급 신청을 유도해 또 다른 불편과 사회적 낭비를 가중시키고 있어서다. 기존 카드도 사용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사전 공지는 없었던 터라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동백전 이용과 관련된 불편과 혼란, 그로 인한 불만과 원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부산시가 대체 언제까지 동백전을 둘러싼 ‘불신 행정’에 빠져 있을 건지 답답한 노릇이다.

지난 5일부터 재개된 동백전 서비스는 새로운 앱을 내려받은 뒤 새 선불카드를 발급받는 절차를 거쳐야 가능하도록 돼 있다. 새 카드 발급 신청을 하지 않으면 기존 카드와 연동되지 않아 이전 기록을 이관할 수 없는 구조다. 기존 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새 카드 발급 신청을 해야만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규 카드 수수료가 주 수입원이라는 점에서 결국 새 운영사가 자신의 이익을 겨냥해 그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같은 조치는 충분한 사전 설명도 없이 이뤄졌다. 부산 시민의 편의는 안중에도 없는 무례함이 아닐 수 없다.

가장 큰 책임은 이를 제대로 관리하고 대처하지 못한 부산시에 있다. 애초에 여러 문제에 대한 가능성을 예상하고 면밀한 대비책을 미리미리 마련했어야 했다. 5일 동안이나 동백전 서비스가 안 되는 상황에서 혼란을 그대로 방치한 것도 명백한 업무 태만이요 행정 공백이다. 그동안 캐시백 혜택이 일시 중단되거나 요율이 수시로 바뀌는 등 동백전을 둘러싼 부실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동백전 운영사 선정에서 탈락한 KT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무효를 주장하며 부산시를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부산시의 일처리가 어째서 이토록 꼼꼼하지 못한지 시민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동백전은 부산 시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여러 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침체된 지역 경제에 숨통을 틔우고 시민 가계에도 어느 정도 도움을 준 건 사실이다. 이제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끝나고 공직사회에도 새로운 기운이 일어날 것이다. 이를 계기로 동백전의 이용 불편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주먹구구식’이라는 말을 더 이상 듣지 않으려면 완벽한 장악력과 철두철미한 대책을 갖춘 ‘동백전 행정’이 요구된다. 부산시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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