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용시장 코로나로 ‘벼랑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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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부산의 고용시장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직장을 잃고 임시·일용직 등으로 전락한 비자발적 이직자 증가율이 전국 평균의 6배에 가깝고, 취업자 감소율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영세업체가 많고 부가가치가 낮은 경제구조 탓에 코로나19의 여파가 다른 지역보다 훨씬 크다.

부산연구원 ‘고용상황’ 보고서
작년 취업자 전년 대비 -2.1%
비자발적 이직자 50% 넘게 늘어

부산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의 부산 고용상황 변화와 원인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5일 발간했다. 이 보고서와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부산의 취업자는 164만 명으로 전년 대비 2.1%(3만 6000명) 감소했다. 부산의 취업자 감소율은 대구(-2.9%)에 이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부산보다 코로나19의 확진세가 심각했던 서울(-0.7%), 경기(-0.6%), 인천(-1.3%) 등 수도권보다도 크게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것이다.

지난해 부산의 고용률은 55.6%로, 전년 대비 1%포인트(P) 감소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실질적 고용지표인 15~64세 고용률 역시 지난해 62.9%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해고, 감원, 폐업, 일거리 부족 등으로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회사를 옮기거나 임시·일용직 근로자로 전락한 비자발적 이직자가 급증했다. 2020년 부산의 비자발적 이직자는 2만 2181명으로 전년보다 50.3%나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증가율은 8.7%에 불과해 부산의 증가폭이 6배 가까이 높았다.

반면 사람을 구하는 기업체는 크게 줄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2020년 7월과 12월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부산지역 기업체 구인 규모는 매달 줄었다.

유독 부산 고용시장의 충격이 큰 것에 대해 부산연구원은 영세업체 비중이 높고, 산업구조가 저부가가치·전통제조업 중심인 점 등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부산은 도소매·음식숙박업, 운수·창고업, 부동산업 등 저부가가치 산업 비중이 전국보다 높다. 이로 인해 1인당 부가가치 생산액은 전국 평균 6300만 원보다 낮은 4900만 원에 불과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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