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판 유세전 부산시장 보선, 끝까지 ‘공명선거’ 관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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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부산시장 보궐선거일까지 하루 남았다. 선거일 오후 8시까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됐지만, 국민의힘은 “압도적 우위”, 민주당은 “박빙의 싸움”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하루 이틀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선거 결과는 여전히 예단할 수 없다. 후보들이 남은 선거운동 기간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민주당은 기초·광역의원, 지역위원회 등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집중 유세 중이고, 국민의힘도 중앙당 차원의 지원을 받아 릴레이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여야가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선거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과열·혼탁으로 치달을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시간 지날수록 과열·혼탁 우려 커
능력과 비전으로 한 표 호소해야

이번 보선은 광역단체장을 뽑는 선거임에도 내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부여되면서 거대 여당과 제1야당 사이 사활을 건 총력전 양상으로 비화했다. 이 때문에 각 후보는 그동안 정책의 우월성이나 차별성보다는 상대편의 흠결을 집중 공략하는 네거티브 전략으로 일관한 측면이 없지 않다. 민주당 김영춘 후보 측은 선거 막판까지 이른바 ‘박형준 6대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면서 김 후보의 서울 집 전셋값 인상 논란으로 역공을 폈다. 모두 “내가 더 낫다”가 아니라 “저쪽이 더 나쁘다”는 식의 선거전을 펼치고 있으니 유권자로선 답답할 따름이다.

이번 보선의 사전투표율이 재·보선으로선 역대 최고인 20.5%로 집계됐다. 부산도 2018년 지방선거 때보다 높은 18.6%를 기록했다. 이런 사전투표율을 통해 이번 보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지금 부산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만성적인 일자리 부족과 경기 침체, 거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장기화하면서 부산 시민의 삶은 더 할 수 없이 피폐해진 상태다. 그런가 하면 가덕신공항, 북항재개발, 동남권 메가시티, 2030 엑스포 등 부산이 새롭게 도약할 기회 또한 펼쳐져 있다. 이런 시기에 이번 보선이 미칠 중차대한 영향을 유권자들은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각 후보는 유권자들의 그런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과열·혼탁의 구태를 답습하기보다는 시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을 앞세워 유권자들에게 다가서야 한다. 사활을 건 승부가 불가피하겠지만, 그래도 선거 막판까지 공명정대한 경쟁에 대한 다짐을 놓지 않길 바란다. 가 지난 10년 동안 전국 언론에 보도된 민주당 김 후보와 국민의힘 박 후보의 발언을 분석해 보니, 김 후보는 ‘부산’, 박 후보는 ‘선거·정권’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고 한다. 두 후보 나름의 장점과 관심이 반영된 결과일 테다. 공명정대란 다른 게 아니다. 상대를 깎아내리기보다 자신의 그런 능력과 비전으로 표를 호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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