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전투표율 18.65% 깜깜이 표심, 해석도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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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노인장애인복지관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샤이 진보’의 결집일까, 정권에 대한 분노 표출일까. 지난 2~3일 진행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사전투표율이 18.65%로 2018년 6·13 부산시장 선거 사전투표율(17.16%)을 넘어섰다. 높아진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에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휴일이 아닌 본투표(7일)에 나서기 힘든 직장인 등 젊은 층의 투표가 많았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읽었고, 국민의힘 역시 무능한 정권을 심판하자는 여론이 투표장에 쏟아져 먼저 승기를 잡았다고 봤다. 다만 사전투표는 구별 투표율만 공개되고 투표 연령이 공개되지 않아 ‘제 논에 물 대기식’ 분석은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철호 리얼미터 전문위원은 “어떤 계층이 투표했는지도 알 수 없는 사전 투표율로는 유불리를 섣불리 진단할 수 없다”고 했다.

민주 “젊은 층 많아 긍정적”
국힘 “정권 심판, 승기 잡아”


그나마 공개되는 지역별 투표율로 따져도 판단은 쉽지 않다. 4일 선관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번 보선에선 부산 중서부(서·구·중·부산진·영도)와 중동부(금정·연제·동래) 권역의 사전투표율이 20.1%, 19.67%로 부산 전체 투표율보다 높았다. <부산일보>·YTN 4차 여론조사(3월 28~29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중서부는 민주당 김영춘, 중동부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각각 우세를 보인 곳이라 권역별 사전투표율 수치로도 어느 한쪽에 치우쳤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재·보선 사전투표율은 전국단위 선거보다 낮은 편인데, 이번 재·보선 전체 사전투표율은 20.54%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상황과 비가 오는 날씨라는 악조건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투표 열기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런 추세라면 최종 투표율은 5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에 유리하고, 보수 진영에 불리하다는 전통적인 ‘공식’도 최근 선거에선 다소 희미해지는 터라 투표율 유불리도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물론 사전투표가 선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의미는 적지 않다. 역대 재·보선 사전투표율은 대부분 한 자릿수를 면치 못했다. 2013년 상반기 재·보선에서 처음 시행된 사전투표제는 전국단위 선거로는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 처음 도입됐다. 이후 투표율 20%대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보선 사전투표율은 2013년 4·24 재·보선 4.78%, 10·30 재·보선 5.45%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고, 2014년 7·30 재·보선(7.98%)도 마찬가지였다. 경북 청송과 예천 기초의원 선거구 두 곳에서 진행된 2014년 10·29 재·보선에서 19.40%의 깜짝 투표율이 나왔지만, 2017년 4·12 재·보선 5.90% 등으로 주춤하다 2019년 4월 3일 보선에 와서야 14.37%로 의미 있는 수치를 보였다.

박태우·민지형 기자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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