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찰나의 만남 ‘도킹’을 화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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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일어나는 찰나의 만남.

고석원 작가는 ‘만남’을 그린다. 그의 그림에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 물체와의 만남, 유기체와 기계체의 만남, 차원과 차원의 만남 등이 표현되어 있다. 고석원 초대전 ‘도킹(DOCKING)’이 부산 수영구 수영동 갤러리하나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11일까지 열린다.

부산대 미대 교수 고석원 초대전
갤러리하나서 11일까지 열려
새·비행체로 광우주적 만남 표현

부산대 미대 교수인 고 작가는 ‘도킹’ 작업을 1999년 시작했다. “여백의 미 뒤집기 같은 화면에 대해 연구하다가 화면에 구체화한 메시지를 넣었다. 우주선이 우주에서 도킹하는 것을 보면서 광우주적 만남을 생각하게 됐다.”

그에게 있어 ‘만남’은 우연이 아니다. 무엇인가가 존재를 연결하고 있다. “사람의 모습도 처음부터 사람이 아니라 우주를 부유하던 물체가 와서 척척 배치된 것이 아닐까.” 이런 작가의 생각은 그림 속에 다양한 미지의 존재를 불러낸다. 봉황인 듯 학인 듯 모호한 모습의 새가 날아가고, 삼각 형태의 비행체가 떠 있는 아래로 산수풍경이 겹쳐진다. 고 작가는 “과거와 미래라는 시간의 만남을 표현한 동시에 서로 다른 차원의 만남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만남의 순간은 찰나에 이뤄진다.” 작가의 만남에 대한 철학은 작업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다양한 색을 바른 뒤 어두운 색으로 전체를 덮는다. 따로 스케치 없이 빠르게 표현하고자 하는 모양으로 스크래치를 낸다. 그는 “아이들이 크레파스를 긁어내는 것과 같다. 스크래치는 물감이 마르지 않도록 10여 분 안에 끝낸다”고 말했다.

고 작가의 작품에 공통으로 그려진 생명체가 있다. 고생대와 중생대에 존재했던 암모나이트로 ‘시간의 연속성’을 상징한다. 고 작가는 도킹 시리즈가 초기 1:1 대칭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만남으로 진화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지금도 다른 것들이 우리 공간을 계속 침범해 들어온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과 만남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고석원 초대전 ‘DOCKING’=11일까지 갤러리하나. 010-4038-7883. 오금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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