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조선 왕실 풍수 행위는 ‘왕권 강화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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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실의 풍수문화/최원석

조선의 왕 중에서 태조, 태종, 세종, 선조, 광해군, 정조 등은 풍수에 대한 믿음이 깊거나 활용 정도가 높았던 왕으로 꼽을 수 있다. 태조와 태종은 개성에서 한양 천도 과정만 보더라도 풍수에 대해 상당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 묘원의 이장을 목적으로 풍수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지식을 쌓았다. 반면 성종과 중종은 풍수에 대해 다소 부정적 인식과 태도를 보였다.

책은 동아시아와 한국의 역사를 통틀어 풍수 문화가 가장 번성했던 조선왕실의 풍수문화를 종합적으로 다룬 책이다.

조선왕실은 사회윤리를 강조하고 민생을 고려해 풍수를 실천했으며, 자연 지형과 인간의 삶터를 잇고 공간과 환경을 이해하는 틀로서 독자적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저자는 조선후기로 갈수록 지나친 맹신과 길지 집착으로 재정의 파탄, 풍수의 악용이 이어져 국력을 소모한 원인이 되었다고 지적한다. 실제 조선왕실에서 실행한 궁성, 태실, 산릉의 풍수는 대규모 공사와 관리 인력이 소요되는 국가적인 대사였다.

조선 왕실에서 풍수를 실천한 것은 그 결과로써 기대되는 풍수적 감응과 효과만으로 한정되지 않았다. 저자는 “조선 왕실의 풍수 행위는 왕권을 강화하고 드러내는 정치·사회적인 수단으로 적극 활용됐다”고 주장한다. 최원석 지음/지오북/664쪽/3만 3000원.

정달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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